근거리 수혜보다 큰 이커머스 공세에...SSM 다시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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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수 기자
입력 2020-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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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초기 편의점과 '반짝' 상승...온라인 배송 확대에 성장 정체

  • 하반기 구조조정 효과로 비용 절감...SSM 투자 지속 여부는 '관망'

GS리테일 기업형 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 [사진=GS리테일 제공]


[데일리동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이후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의 희비가 계속되고 있다. 확산 초반에는 근거리 쇼핑 증가 영향으로 반짝 수혜를 입었지만, 신선식품과 생필품 배송 확대 등 경쟁이 심화하면서 다시 침체 국면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0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자료에 따르면 4분기 유통업계 가운데 SSM의 전망이 대형마트 다음으로 낮았다. 슈퍼마켓 4분기 전망치는 61로 3분기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소매유통업 전체 포인트는 지난 2분기(66) 바닥을 찍은 이후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홈쇼핑 등이 반등하면서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근거리 쇼핑 대표주자인 슈퍼마켓과 편의점(78) 전망은 나란히 하락했다. 꼴찌를 기록한 대형마트(54)와는 7포인트 남짓의 차이만 벌어진 반면, 가장 전망이 좋았던 온라인·홈쇼핑(108)과는 47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만 해도 SSM 전망은 밝지 않았다. 2000년 초반 시장에 등장해 성장한 SSM은 2010년 유통산업 규제 강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기에 이커머스 업계가 배송경쟁력을 앞세워 전면에 등장한 2017년부터는 매년 적자를 내는 '아픈 손가락'이 됐다.
 
SSM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롯데슈퍼는 2012년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년 2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이후 매년 적자를 내는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38억원에 달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롯데슈퍼를 가장 먼저 대상에 올렸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SSM GS더프레시 영업손실 또한 2018년 20억원, 지난해 132억원으로 매년 커졌다. GS리테일은 2018년부터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내리막길을 걸으며 존폐 위기까지 가는 듯했던 SSM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분기 GS리테일 슈퍼마켓 부문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롯데슈퍼도 같은 기간 작년보다 적자폭을 112억원 줄인 영업손실 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작년보다 3.6% 증가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이마트에브리데이' 영업이익 또한 176억원으로 작년보다 170.8% 증가했다.
 
편의점과 함께 근거리 쇼핑 수요를 선점한 효과였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 매출이 모두 하락한 것과 비교해 선방한 실적이었다. 무엇보다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SSM이 처음으로 반등했다는 의미가 컸다.
 
그러나 지난 2분기 GS더프레시를 제외한 SSM 업체가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성장폭은 또다시 둔화했다. 2분기 롯데슈퍼 매출은 4298억원으로 작년보다 9.8% 줄어들었다. 이커머스가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면서 상황도 나빠졌다. 근거리 쇼핑 수요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편의점은 배송을 확대하고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면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기존 주자뿐만 아니라 백화점 등 신규주자들까지 신선식품 배송에 뛰어드는 등 SSM을 둘러싼 경쟁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근거리에서는 편의점과, 전체 상권에서는 대형마트, 급격히 힘을 키운 이커머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업계는 SSM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에 빠진 표정이다. 한편에서는 고사 위기를 겪던 SSM이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각 업체도 신선식품과 배송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GS더프레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출점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는 구조조정으로 SSM부문 손실폭을 최소화하면서 관망에 들어갔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롯데슈퍼 기존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 역성장하지만 구조조정과 감가상각 효과로 영업이익은 50억원 가까이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GS더프레시 또한 비용 구조 효울화로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1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각 기업이 SSM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롯데슈퍼 사업장 직원 수는 지난 9월 기준 558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900명에서 19.0% 줄어들었다. 사업부 가운데 가장 축소폭이 컸다. 
 
최근 SSM 출점 규제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점도 부정적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SSM은 공격적으로 매출을 늘리기보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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