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부터 회사채 지원까지…현대중공업·산업은행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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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
입력 2020-10-15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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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중, 대우조선·두산인프라 인수전 연이은 구원투수로 참여

  • 산은, 현중지주 공모채 낮은 금리로 모집액 절반 책임

  • 지속적 파트너십으로 인한 독과점·공정성 논란 가능성 제기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현대중공업그룹이 한국산업은행과의 밀월이 계속되고 있다. 직간접적으로 산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현대중공업그룹과 함께 나선 데 이어 현대중공업 자금조달을 위한 회사채 발행에 산업은행이 큰 역할을 하는 등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A-)는 16일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3년물 800억원 모집에 2470억원어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지주 회사채 발행에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를 활용해 발행 금액의 절반을 책임지는 등 큰 힘을 보탰다. 공모채 발행액 총 800억원 중 SPV가 일반투자자들이 제시한 최대 +80bp보다 낮은 +25bp에 가장 많은 금액인 400억원 규모로 참여한 것이다.

비우량채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지주 회사채 발행 흥행 성공은 물론 비용 부담도 줄여주는 역할을 한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위축된 상황에서 오버부킹에 성공한 것은 산업은행과 함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참여한 부분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또한 SPV의 대규모 참여 역시 회사채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지주 회사채에 참여한 것은 일종의 보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빅딜에 연달아 참여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겠다는 약속을 맺은 바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지분 56%를 현대중공업에 넘기고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받아 한국조선해양 2대 주주가 될 예정이다.

또 최근 이뤄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예비입찰에는 KDB산업은행 투자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07%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이 컨소시엄에서 KDBI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다. KDBI 참여로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유력 원매자로 꼽히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를 흡수할 경우 건설기계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딜에 성공하면 업계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업계 3위인 그룹 계열사 현대건설기계를 합쳐 부동의 1위에 오르게 됨은 물론 글로벌 건설기계 업계에서 6위권으로 도약도 가능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산업은행과 손을 잡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면 건설기계업계 1위 업체를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얻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면 조선과 건설기계 시장에서 단번에 독과점 형태가 나타난다.

또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 역시 부실 대기업 자산 정리라는 KDBI의 설립 목적과 전혀 상관없는 지원이라는 지적과 더불어 목적성에 대한 의문과 공정성 논란도 불거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의 빅딜 파트너로 나서며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양사를 현대중공업그룹이 모두 품게 될 경우 업계를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 독과점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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