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맵이 SK텔레콤에서 분사해 우버와 조인트벤처(JV,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모빌리티 시장에서 카카오와 정면 대결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모빌리티 전문기업 '티맵모빌리티 주시회사'(가칭) 설립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이 분사해 하나의 법인으로 거듭난다. 임시 주주총회는 11우러 26일, 분할 기일은 12월 29일이다.
T맵은 택시 호출 시장에서 영향력이 비교적 작았다.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점유율은 T맵이 55%로 가장 크지만, 모바일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가 80~90%를 차지하고 있다. T맵은 5~10% 수준이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사업을 일찍 분사해 규모를 키웠다. 카카오 모빌리티를 통해 택시 호출에서 'T블루' 가맹 택시 등으로 수익화에 성공했다. 이후 내비게이션, 주차, 대리운전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텔레콤은 우버와 손잡고 택시 호출 서비스를 먼저 강화하기로 했다. 우버는 글로벌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전 세계 69개 국가, 1만개 도시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달 1억1000만명이 우버 택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사업은 SK 정보통신기술(ICT) 패밀리사 전체의 성장을 이끌 핵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티맵모빌리티는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연 매출 6000억원 규모의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결국 카카오의 대항마가 탄생하는 셈이다. 이에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인공지능(AI) 동맹' 관계에 변화가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지만, 사실상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AI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사는 일단 모빌리티 생태계를 키우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와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것"이라며 "글로벌 최고 기업인 우버와 함께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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