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AA-, 부정적)은 복수의 증권사에 상장을 위한 입찰요청제안서(RFP)를 발송했다. 대어급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대형 증권사의 주관사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렌탈이 IPO를 추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부정적’ 신용등급 전망이 문제다. 렌터카업계 시장점유율 2위인 SK렌터카(최대주주 SK네트웍스)가 바짝 추격해 오는 가운데 1위 지위를 지키기 위해 차입을 늘린 탓이다.
롯데렌탈은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하락해도 비우량채에 속하게 돼 조달 비용이 크게 늘 수 있다. 업계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지만 렌탈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 조달은 불가피하다. IPO에 성공한다면 이러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난 6월 호텔롯데는 롯데렌탈 지분을 기존 25.7%에서 42.04%로 늘렸다. 지난 2015년 롯데렌탈(KT렌탈) 인수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한 지분(TRS 계약만료)을 사들인 것이다. 사실 이 거래는 상장을 하지 못한 대가다. TRS 계약 당시 FI들에게 4년 5개월 내 IPO를 약속했으나 지키지 못했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확산으로 호텔롯데가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도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받고 있는 만큼 롯데렌탈 지분 매입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역으로 보면 롯데렌탈 상장은 롯데렌탈 자체는 물론 호텔롯데 신용도 우려를 덜 수 있는 요인이다. 더 큰 측면에서 보면 그룹 전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 신용도를 좌지우지하는 주체는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호텔롯데 3곳이다. 이중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쇼핑과 호텔은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고 있다. 만약 두 주체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이는 그룹 계열사 전반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롯데렌탈 상장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직 롯데렌탈 엑시트를 하지 않은 그로쓰파트너스(19.61%) 등에도 자금 회수 길을 열어주게 된다.
더 큰 틀에서 보면 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사업을 확장하며 ‘위기는 기회’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연 롯데렌탈 상장 성공은 호텔롯데 기업가치 제고에 일조하게 된다. TRS 계약 만료로 사들인 지분은 오히려 큰 재원이 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은 자본적정성 문제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며 “롯데렌탈 상장은 자체 신용도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호텔롯데 가치 제고와 그룹 전반 재무안정성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롯데그룹이 부채에 민감한 상황이라는 뜻이며 롯데렌탈 기업가치 산정 등에도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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