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짓말을 한 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거짓 진술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거짓 진술과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확진자에 대해 구상권 청구·고발 조치 등 적극적으로 처벌을 시도하는 중이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형사27단독 허정인 판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컨설팅업체의 유료강의를 폐강시킨 20대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컨설팅업체의 회사원·취업준비생 등 대상 유료강좌를 수강 신청했다. A씨는 첫 강의를 듣고 환불을 원했으나 환불을 위한 근거가 없어 “아버지가 회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중이고 발열 증상이 있다”고 거짓말해 수강료 절반을 돌려받았다.
A씨는 업체 측에 다시 발열 증상과 보건소 검사 사실을 알렸다. 업체 측은 A씨의 거짓말에 속아 방역 소독과 엿새 동안 예정된 강의를 모두 폐강하고 다른 수강자들의 수강료를 환불했다.
관련기사
군산시는 지난달 7일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사랑제일교회 신자 B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B씨는 8월 광복절 집회에 전세버스를 타고 집회에 참석했으나 고속버스를 이용해 다녀왔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집회 참석 후 성동구 53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지난달 양성 판정을 받은 B씨는 역학조사에서 집회 참석 전후 마트 등을 다녀온 사실을 숨긴 혐의도 받는다.
지난 10일에는 부산 사하경찰서에 붙잡힌 10대 C군이 코로나19 자가격리자인 척 거짓말을 시도하다가 들통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C군은 벌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돼 “이달 초 중국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곧바로 C군과 접촉한 경찰관을 격리 조치하고 동선을 역추적했으나 해외 출입국 사실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군이 벌금 미납으로 구치소 노역을 피하고자 거짓말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C군을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올해 5월 역학 조사 과정에서 직업과 동선을 속여 7차 감염까지 유발한 인천 학원강사 D씨는 지난 14일 징역 6개월 형을 받았다. 당시 D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한 검찰은 양형 부당으로 항소했다. D씨 역시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개정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역학조사에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은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방역 당국과 각 지자체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거나 거짓 진술 등으로 방역을 방해하는 자에 대해서는 입원·치료비, 방역비 등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창원시는 지난 8월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숨기고 검사를 거부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에게 구상금 3억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 역시 집단감염이 발생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준욱 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지난달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방문판매업의 각종 소모임, 투자 설명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구상권 청구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