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직고용, 택배사와 달라"…쿠팡, 과로사 논란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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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10-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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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대한통운 대국민사과 직후 차이점 조목조목 설명

[표=쿠팡 제공]

택배노동자 13명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택배 근로 현장의 열악한 환경과 처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쿠팡이 22일 자신은 '일반 택배업'과 다르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논란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자,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직접 사과문을 발표, 고개를 숙이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쿠팡은 이날 "모든 쿠친은 쿠팡이 직접고용한 배송직원으로 지입제 택배기사와는 다르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지입제란 택배사가 화주로부터 수주받은 물량을 계약 대리점에 위탁하고, 대리점은 화물차를 소유한 차주 즉 기사에 재위탁하는 형태다. 쿠팡은 배송 직원을 정규직 '쿠팡친구', 아르바이트 '쿠팡플렉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주 5일 근무, 주 50시간 미만 근무 원칙 준수 △모든 배송직원에 4대 보험, 임직원 민영 단체보험, 매년 종합건강검진을 제공 △4400명의 분류 전담 인력을 운영 △모든 배송직원에게 복지 제공 등을 밝히며 일반 택배사와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쿠팡은 "쿠팡은 모든 배송직원에게 4대 보험, 임직원 민영 단체보험, 매년 종합건강검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직원이 본연의 업무인 배송만 전담하도록 하기 위해 이미 별도의 인력 4400명을 채용하여 분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소요되는 인건비는 연간 10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은 지난 상반기에 대부분 택배사에서는 고용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감소한 반면 쿠팡은 1만2000명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했다"고 일반 택배사와  비교하기도 했다.

쿠팡의 선긋기에 일반 택배사들은 "사실이 아닌 정보이며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택배사업자 등록까지 했던 쿠팡이 이제와서 선 긋기를 하는 데 대해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쿠팡의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는 지난해 택배사업자를 자진 반납했다. 택배를 포함해 물류 회사는 국토교통부가 인가한 업체만 해당 행위를 할 수 있는데, 사업자를 반납한 건 쿠팡이 처음이다. 따라서 쿠팡은 택배회사가 아니다. '쿠친'이 택배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숨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유족 "과로사 인정하라" 시위
다만, 쿠팡도 과로사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의 유족과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날 쿠팡 측의 과도한 야간노동 강도를 비판하며 사측의 사과를 촉구했다.

징씨는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운송기계로 물건을 옮겨 배분하는 일을 했으며, 퇴근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책위는 장씨가 업무강도가 가장 높은 곳에서 근무했고 코로나19 이후 물량이 늘었음에도 인력충원이 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과로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태완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공동대표는 "세계보건기구는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장씨는 사망 전 3개월 동안 한 주에 5일 이상 야간에 일했다"고 밝혔다. 장씨의 아버지는 "쿠팡은 아들이 제일 오래됐고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더 일을 시켜 1인 4역을 하고 있었다"면서 장씨가 과도한 노동을 하지 않았다는 쿠팡 측의 입장을 비판했다. 

쿠팡은 "대책위는 고인을 '택배 분류 노동자'라고 주장하지만 비닐과 빈 종이박스 등을 공급하는 포장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며 "대책위가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선 3월에도 쿠팡 소속 40대 비정규직 배송 노동자 김모씨가 새벽 경기 안산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바 있다. 해당 사건 이후 국토교통부는 택배회사의 신입직원은 평균 배송 물량의 60~70%만 배정하고, 택배 차량과 직원을 충원하는 정부의 권고안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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