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흑자 2년 만에 최대…연간 ‘600억 달러‘ 고지 밟나(종합)

[사진=아주경제 DB]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년 만에 다시 ‘100억 달러’ 고지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수출이 살아난 게 주효했다. 이에 따라 당초 전망치로 제시했던 연간 흑자 ‘540억 달러’는 무난히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에선 600억 달러도 넘볼 수 있을 거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9월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02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달(65억7000만 달러)을 54억4000만 달러 상회하는 수치다. 전년 동기(77억6000만 달러)와 비교해도 24억5000만 달러 늘었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8년 9월(112억4000만 달러) 이후 24개월 만에 1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됐다.

일등공신은 단연 수출이다. 그 중에서도 상품수출은 498억5000만 달러로, 2018년 11월(518억1000만 달러)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통관수출 기준 반도체(12.4%), 화공품(16.0%), 승용차(24.3%)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수입도 완만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393억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 늘었다. 여기서 국가유가 하락 직격타를 맞은 에너지류를 빼면 증가폭은 10.2%까지 커진다.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은 각각 17.6%, 9.3%씩 늘었다. 이에 상품수지는 120억2000만 달러로 2018년 9월(131억1000만 달러)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불황형 흑자’ 흐름을 끊었단 점에서 긍정적이다.

서비스수지도 -20억4000만 달러로 작년(-22억6000만 달러)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여행 및 운송수지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여행수지는 -4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8억100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운송수지는 2억8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은 89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42억6000만 달러 증가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12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30억2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5억4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43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18억4000만달러) 대비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연간 전망치인 540억 달러를 별다른 문제없이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치상 남은 10~12월 경상수지가 월 평균 35억 달러 수준만 유지하면 된다.

이를 넘어 600억 달러에 근접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0월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긴 하겠지만,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59억8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10월에도 상당 폭의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에도 수출 개선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흑자폭인 600억 달러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9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