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린(24)이 생애 두 번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혜진(21)은 시즌 대상을 확정 지었고, 허윤경(30)은 은퇴를 선언했다.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8일 인천 중구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파72·6474야드)에서 열렸다.
최종 4라운드 결과 안나린이 버디 2개, 보기 1개를 엮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장하나(27·5언더파 283타)를 3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전날 한 조로 플레이했던 장하나, 박민지(22)와 챔피언 조를 형성한 안나린은 아웃코스로 출발했다. 2번홀(파4) 세 명 중 가장 먼저 버디를 잡았다. 나머지 두 명은 보기를 범했다. 이때부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안나린은 점수를 지켰고, 나머지 두 선수는 점수를 잃었다. 안나린은 9번홀(파4) 버디를 추가했다. 두 타를 줄인 채 인코스로 들어선 그는 17번홀(파3) 보기를 범했지만, 3타 차로 우승했다.
최종 4라운드는 코스 세팅이 어려웠다. 커트라인을 통과한 63명 중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안나린을 포함해 안나린, 최은우, 김민선5(이상 25)뿐이었다.
안나린은 이날 티박스에서 평균 247.2야드(226m)를 날렸다. 정확도가 뛰어났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85.71%(12/14), 그린 적중률은 83.33%(15/18)의 통계치를 냈다. 평균 퍼트 수는 32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나린은 "한 달 전 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기록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두 번째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성실한 골퍼'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자신이 할 일을 찾아서 하고, 몫을 해내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다연(23)은 2언더파 286타로 박민지와 나란히 공동 3위에 위치했다.
김아림(25), 안송이, 유소연(이상 30)은 1언더파 287타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여자골프랭킹(롤렉스랭킹) 1위 고진영(25)은 이븐파 288타로 이소미(21)와 나란히 공동 8위에 랭크됐다.
다음 주 SK텔레콤 ADT캡스 챔피언십을 마지막으로 2020시즌 KLPGA투어가 종료된다. 한 대회가 남았지만, 이날 최혜진이 공동 17위(5오버파 293타)를 기록하며 시즌 대상을 확정 지었다. 2018년 대상·신인상, 2019년 대상·상금왕 등 6관왕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이다.
최혜진은 "작년에 이어 다시 한 번 대상을 타게 돼 기쁘다. 이번 시즌 우승을 못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대상을 타서 위로가 됐다"며 "마지막 한 대회가 남았다.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상금왕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김효주(25)가 7억3213만원으로 안나린(5억9502만원)을 1억3711만원 차로 누르고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 다음 주 대회의 상금은 2억원. 안나린을 비롯해 박민지(5억8110만원), 장하나(5억5949만원), 박현경(5억2246만원)의 순위와 김효주의 순위에 따라 상금왕이 바뀔 수도 있다.
한편, 허윤경은 후원사(하나금융그룹)가 주최한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는 이 대회에서 1오버파 289타로 10위에 오르며 톱10 카운트를 하나 늘렸다.
그는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11년 동안 받은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겠다"며 "K-10(KLPGA투어 10년)이 되면 떠날 계획을 시작부터 갖고 있었다. 잘하고 있을 때 멋있게 떠나고 싶었는데 그게 지금"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열 번째 시즌을 소화한 허윤경은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준우승은 우승의 4배인 12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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