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에 따라 연 20% 초과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239만명 중 약 87%인 208만명의 이자 부담이 매년 4830억원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약 13%인 31만6000명은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향후 3~4년에 걸쳐 민간금융 이용이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중 약 3만9000명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불가능해져 불법사금융으로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최고 금리 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햇살론과 같은 저신용자 대상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사가 출시한 민간금융 상품 이용이 어려워진 차주를 위한 서민금융상품 공급 규모는 연간 27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다. 서민금융상품 공급 시기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 낮아지는 내년 하반기 이후다.
금융권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방안에 따라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금리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을 이용 중인 서민들도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8년 ‘저축은행 표준 여신거래기본 약관’을 개정해 소급적용 관련 내용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 제20조의2는 “저축은행은 채무자와 약정한 금리가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또는 ‘동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하게 되는 경우 개정 법령 시행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약정금리를 법정 최고금리까지 인하해야 하며, 변경된 금리는 인하일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에 따라 저축은행에서 신규대출을 받은 고객은 현재 24%인 법정금리가 낮아지면 대출금리가 최고금리(연 20%) 이내로 자동인하된다. 가령 저축은행에서 이달 31일 연 24% 금리로 대출약정을 새로 체결했고, 내년 7월부터 최고금리가 연 20%로 내려가면, 이 차주의 대출금리도 4%포인트 자동 인하되는 식이다.
카드사, 캐피탈사의 경우 관련 규정이 없지만, 최고금리가 낮아지면 금융당국이 소급적용을 압박하는 탓에 저축은행을 따라 소급적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카드사,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은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낮아졌던 지난 2018년 2월에도 금융당국의 압박에 기존 대출자에도 법정 최고금리 인하 혜택을 소급적용해 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금리가 연 20%로 낮아지는 내년 하반기 이전부터 저축은행들은 연 20%가 넘는 대출 정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표준 여신거래기본약관 채택 여부는 개별 저축은행의 자율사항이지만 금감원이 채택 여부를 공개하기로 한 탓에 대부분이 소급적용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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