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MSCI 신흥국(EM) 지수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올해 3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7개월 동안 848.577에서 1103.458로 30.04% 상승했다. 같은 기간 MSCI 글로벌 지수(All Country World Index Free) 상승률인 24.56%를 웃도는 성과다.
MSCI EM 지수는 MSCI가 제공하는 여러 지수 가운데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대만 등 27개 신흥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주가지수다. 한국 주식시장도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돼 있다. MSCI ACWI 지수는 MSCI의 대표적인 글로벌 주식 지수로 23개 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모두 포괄한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까지 최근 8주간 글로벌 주식의 주요 지역별 자금 유입 강도를 보면 글로벌 주식 전체와 미국, 유럽, 영국, 일본, 신흥국 가운데 신흥국 주식으로의 자금유입 강도가 가장 강했다"며 "이런 자금 흐름은 국내 증시 외국인 매매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신흥국은 코로나 팬더믹(대유행) 초반 선진국에 비해 코로나19를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대표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국은 6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한편 유럽에서는 고강도 제한 조치들이 다시 도입되며 지난 봄 1차 확산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눈에 띄게 커진 코로나 백신 개발 기대감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기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 가치를 약세 요인으로 부상했고, 주요 각국의 대규모 부양책과 맞물려 신흥국 통화와 투자 환경에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증권가에는 신흥국 비중 확대를 권하는 전문가가 많아졌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신흥국 금융시장은 줄곧 반등의 후순위에 있었지만 이제는 신흥국 투자에 대한 방향을 점차 수정해 나가야할 시점"이라며 "점진적 비중확대"를 권했다.
그는 "특히 조 바이든의 대선 승리로 미국 자국 우선주의와 교역 불확실성이 완화될 전망"이라며 "팬더믹 국면에서는 각국의 코로나 통제 상황과 정책 여력에 따른 차별화가 두드러졌지만, 약화됐던 연결고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신흥국 시장에 점차 반영될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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