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 기각 KCGI, 스튜어드십코드로 압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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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입력 2020-12-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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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 객관성 확보 촉구로 여론 조성…지분 우위 최대한 활용

  • 스튜어드십코드 앞세워 투명한 실사・타당성 등 요구 관측

강성부 KCGI 대표[사진=KCGI]

[데일리동방] 법원이 KCGI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자 주주연합(KCGI, 반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 조 회장 백기사가 돼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산은 지분을 뺀 3자연합 지분이 아직 조 회장 지분보다 많은 만큼 KCGI와 3자 연합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KCGI 측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신주를 보유한 주주로서 한진칼 경영에 참여해 그간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해 온 항공사 간의 통합 과정을 효율적으로 감독할 수 있게 된다”며 산업은행의 지분 참여를 인정했다.

이에 더해 재판부는 “KCGI 측이 제시한 대안적 거래 방식들은 신주발행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신주 발행이 단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무효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한진 가문의 남매 다툼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산은이 이후 제3자 배정으로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 조원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총 47% 이상이 돼 3자 연합 지분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CGI를 비롯한 3자 연합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산은의 지분을 제외하면 유상증자 후에도 한진칼 지분 비중은 여전히 3자 연합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산은의 지분 확보 후 조원태 회장 측의 한진칼 지분은 37%, 3자 연합 지분은 40.4%가 된다.

전문가들은 KCGI 측이 산은에 객관성 확보를 촉구하며 일방적인 조원태 회장 편을 들 수 없도록 여론을 조성해 갈 것으로 예상한다. 산은 경영권 참여를 배제하고 지분 우위를 최대한 살리겠다는 것이다. 산은도 “재벌 특혜가 아닌 항공산업 특혜”라며 객관성을 가질 것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 조 회장을 지원하는 식의 경영 판단을 내리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번 판결에서 "산은을 한진칼 현 경영진의 우호주주로 보더라도 지분율이 과반수에 이르지 않는다"며 "3자연합은 지분매수나 소수 주주와의 연대를 통해 얼마든지 경영권 변동을 도모해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도 KCGI의 무기가 될 수 있다. KCGI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무기 삼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의 여론전에서 승리한 전적이 있다. 남은 인수 절차로 아시아나항공 실사 등이 있기에 KCGI 측이 실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투명한 공개·실사 타당성 여부 등을 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합병 과정에서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조와의 마찰, 사업구조 개편 등도 스튜어드십코드 7원칙 중 ‘이해 상충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마련과 내용 공개’에 포함되는 항목이어서 KCGI의 적극적인 대응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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