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7일 오전 9시 40분 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1948년 실형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른 김두황(92) 할아버지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번 재심을 받은 군사재판 수형인은 김묘생(92)·김영숙(90)·김정추(89)·송순희(95) 할머니, 장병식(90) 할아버지 등이다. 변연옥(91) 할머니와 송석진(93) 할아버지는 재심 결정을 보지 못하고 지난 3·7월 각 숨졌다.
김두황 할아버지는 일반재판 수형인으로, 군사재판이 아닌 일반으로 재심이 개시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실추된 명예가 회복되고 70여년 4·3희생자들 아픔과 고통이 조금이나마 치유됐으면 한다"고 운을 뗀 뒤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는 제주 4·3으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한 첫 사례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형사재판에서 입증책임은 검찰에 있다"며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이 입증을 하지 못해 무죄를 구형했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인에게 여생동안 쌓인 응어리를 푸는 판결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할아버지는 20살때인 1948년 4·3 당시 무장대에 물품·음식물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아 목포형무소에서 실형을 살다 1950년 2월 출소했다.
이날 재판부는 군사재판을 통해 옥살이를 한 김묘생 할머니 등 7명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1일로 연기했다.
지난해 1월 재심이 처음 개시된 4·3 수형인 18명에 대해 법원은 무죄 취지로 공소기각을 결정했다. 사실상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번은 두 번째 청구로, 이날도 무죄가 선고됐다.
세 번째 재심을 청구한 수형인들에 대한 첫 심문기일 역시 지난달 30일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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