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실적개선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성장주에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테슬라와 니오 등 전기차업체에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8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11월 초 이후 이달 7일까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 6억5202만 달러를 순매수했다. 또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 주식은 9828만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테슬라 주가는 현재 고공행진 중이다. 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테슬라는 전거래일 대비 6.65% 상승한 639.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신고가다. 니오 역시 55.38달러에서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43.04달러에서 하락세를 멈추고, 전날에는 4.81% 오른 45.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월가는 테슬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목표주가를 기존 455달러에서 780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웨드부시는 목표주가를 종전 5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올렸다.
니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정진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체 자율주행 칩 개발 및 생산능력 증설 등 투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현금흐름 창출과 재무건전성이 중장기 매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들은 화이자와 알리바바 주식을 각각 9166만 달러, 8641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또 모더나 주식도 5183만 달러를 사들였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에서 95%의 예방효과를 거두면서 상용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태다.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백신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며 유럽의약품청(EMA)에도 백신의 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화이자의 백신부문 매출은 올해 4억9000만 달러에서 내년에는 127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더나 역시 코로나19 백신을 올해 말까지 최대 2000만 도즈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최대 10억 도즈 생산까지 내다보고 있어 실적으로 즉각 반영될 전망이다.
여기에 알리바바 역시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수요가 예상되면서 서학개미들이 집중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중국 이커머스 및 첨단기술 1위 기업으로 중장기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긍정적 투자의견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원화 강세로 투자자들의 해외주식투자 규모는 감소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테슬라의 경우 미국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들 역시 실적상승이 확실시되고 있어 우리나라 투자자들도 크게 관심을 갖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