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91세의 생일을 부친 봉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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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이인수 기자
입력 2020-12-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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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인권포럼에서 할머니를 올해의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

  • 아버지, 오빠, 할머니를 봉안당에

이용수 할머니가 납골식 봉안당을 어루만지고 있으며, 뒤에 김교정씨가 바라 보고 있다. [사진=이인수 기자]


12월 12일 이용수 할머니는 경북 칠곡에 있는 현대공원묘지를 찾았다.
할머니는 평소 부친이 영면한 자리 현대공원묘지에 묘역 대신 납골식 봉안당으로 아버지, 6·25전쟁 때 양민학살을 당했다는 오빠, 할머니를 모시고자 마음먹고 있었다.

하루 뒤인 13일 91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이용수 할머니가 당신이 여건이 될 때 봉안당으로 부모님을 모시는 걸 마무리 지으신 것이다.

공원묘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평소 할머니의 곁에서 아들처럼 할머니의 삶을 돌보고 있는 김교정씨가 봉안당 만드는 일에 열중이었다. 김교정씨는 이용수 할머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할 때 등에 본인 사비를 들여가며 할머니를 돕고 있었다.
 

이용수 할머니가 현대공원묘지에서 김교정씨의 손을 꼬옥잡고 있다. [사진=이인수 기자]

이용수 할머니(1928년 12월 13일생)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국적자 중 가장 뚜렷한 업적을 2번이나 남긴 국제적 여성인권운동가이다.

2007년 미국 하원에서 다른 피해자 2명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한국 정부나 한국 기존 시민단체 도움 없이 증언하여 미국 하원이 위안부 문제를 개인 매춘이 아니라 강제적 인권유린으로 공식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안 통과라는 엄청난 위업 달성에 공헌하였다.

또, 일본이 막후조건으로 기존 위안부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인 2017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새로 건립된 소녀상은 이용수 할머니의 2015년 또 다른 증언으로 가능했다.

이런 인권운동가인 할머니에게 다른 생일 선물이 사회 갈등 해소 및 인권 보장을 위해 국회의원들이 모여 만든 국회인권포럼에서 이용수 할머니를 올해의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 시상식도 오늘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상은 연기가 되었다.

아시아인권의원연맹 회장이자 국회인권포럼의 대표를 맡은 하태경 의원(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구갑)은 이날 대구 희움 위안부 역사관에서 2020년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 예정이었다.

인권상 수상은 2015년에는 위안부 전체가 선정됐으며, 이번 수상은 개인이 받는 것이다. 2017년에는 태영호 의원이, 2018년엔 박선영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이, 2019년엔 북한인권시민연합이, 2020년엔 여성 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선정됐다.

이용수 할머니는 3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참혹한 전시 성폭력 피해를 증언하면서 인류 보편적 가치를 망각한 역사에 눈을 뜨게 해주고, 국제사회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지속해서 촉구하며 세계 곳곳의 피해자들이 참상을 증언할 수 있는 용기를 준 공로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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