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서울서 병상대기 중 첫 사망자 발생했는데…정부 “3단계 격상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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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2-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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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째 1000명대…코로나 하루 최다 사망

  • 전문가 “3단계 때 재정지원 확대·민간 의료자원 확보 등 고려”

17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앞에 마련된 컨테이너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체 채취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일주일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발생 확진자가 하루 평균 800명을 초과했다. 사망자는 역대 최다인 하루 만에 22명이 쏟아져 나왔다.

상황이 이 지경이지만 정부는 아직 태연하다.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3단계를 차근차근 논의하겠단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당장 격상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자영업자·코로나 취약계층 지원과 함께 민간 의료자원 확보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1014명 증가한 총 4만6453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이틀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사망자는 지난 15일의 13명을 다시 경신해 22명을 기록했다. 위중·중증 환자 수도 16명이 더 늘어 누적 242명이 됐다.

3차 대유행의 중심인 서울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23명이 발생했다. 확진자 중 이틀 이상 병상배정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첫 사례까지 발생했다. 현재 서울에는 중환자 병상이 단 1개밖에 남아 있지 않는 등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해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생명이다. 자택 대기 중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정부가) 아직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가다간 의료시스템이 붕괴돼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3단계로 올려도 확산세가 안 잡힐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 당장 3단계로 격상할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주말 수도권의 주말 이동량이 감소한 데다 선제 검사를 통해 ‘숨은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있는 만큼 다음 주부터 확진자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예전 대구·경북에서 2·3월 이동량이 최저였던 때와 비교하면 지난주 이동량이 더 떨어진 상태”라면서 “이런 효과가 이번 주말, 다음 주부터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또 그는 “(거리두기) 단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개념적 기준은 방역 통제망이 상실됐느냐, 의료 체계의 수용 능력이 초과했느냐 등 크게 두 가지인데 아직까진 (국내 상황은) 어느 정도 여력을 가지면서 견뎌내는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도 3단계 격상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언급하며 아직은 거리두기 2.5단계 등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보통 이동량이 줄면 확진자도 감소했다. 다만 12월의 경우 기대했던 만큼 이동량 감소가 나오진 않았다”면서도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다 보면 (방역)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피해는 물론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2.5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중환자 병상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바로 3단계로 올려도 늦었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크다는 말만 반복한다. ‘생명방역’이 핵심인데 코로나로부터가 아니라 자영업자 문 닫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방역’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 정책위원장도 “일시적으로 사회를 멈춰야 한다”며 “신속항원진단 검사로 10명 중 1명이 위음성(가짜음성)이 나올 수 있는데, 그들이 확진된 채 모르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추가 감염시켜 더 큰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3단계와 함께 고려할 점으로 △전국 록다운(움직임 제재) △자영업자·코로나 취약계층 지원 △민간의료 자원 동원 △유급병가·상병수당 등을 꼽았다.

특히 그는 ‘아프면 쉬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무증상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다. 기침을 하는 직원은 회사에서 7일 유급병가를 줘야 한다. 이게 상식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감염 확산을 막는다”고 했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2월 11~17일)간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908.4명 꼴로 발생했다.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882.6명을 기록, 이미 거리두기 3단계 기준(전국 800∼10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을 충족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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