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④] “작다고 얕보지 마라”…주식시장 큰 손 된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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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입력 2020-12-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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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투자자 계좌 올해 567만개 증가

  • 증권사들, 개인투자자 모시기 총력전

  • MTS 쉽게 개편해 초보 투자자 유인

  • 리포트 대신 유튜브로 접근성 극대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올해 증권업계에 나타난 이례적인 현상 중 하나는 개인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외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상대적인 자금력 열세로 매번 휘둘려야 했던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투자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이 ‘동학개미 모시기’에 충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투자 시 수수료 면제와 투자비용을 지원하고 MTS 개편, 유튜브 강의 등을 제공하고 나서는 등 초보투자자도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져 증권사의 혜택도 지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 급성장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56곳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4분기 평군 8500억원 수준에서 올해 3분기 2조1219억원대로 급성장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수수료 수입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의 활성화로 주식거래 활동계좌수가 늘어나고, 신규 계좌 개설이 활발히 이뤄졌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9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3503만2956개로 지난해 말 대비 567만24개 늘었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의 신규 계좌 개설수(618만개)에 육박하는 수치다.

개미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증권사은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하도록 개선시키고 수수료 인하와 투자금 지원 이벤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우선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개인투자자 대상 유관기관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이는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이 개인투자자 대상 수수료를 면제한 것에 동참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거래소는 청산 결제 수수료를 포함해 코스피, 코스닥시장, 장내파생상품시장에 상장된 모든 상품의 거래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예탁원도 증권사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약 1650억원 규모의 거래 비용이 경감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증권은 MTS ‘M-able(마블)’을 개선해 해외 선물옵션 매매 기능을 지원하고 나섰다. 지금까지는 별도 시스템으로 거래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를 통합해 편의성을 높여 신규 고객을 유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보증권은 해외 주식 거래 시스템인 ‘윈케이’ MTS를 출시했다. 미국 주식을 거래할 때 환전 절차 없이 바로 원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최초로 미국 주식 시세정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금까지는 증권사별로 월 1500원~1만원을 지불해야 볼 수 있었다. 특히, 15분 지연해 정보가 표시됐지만 지난달부터는 실시간으로 변경됐다.

키움증권은 인공지능 기반 금융 투자 플랫폼 씽크풀과 손잡고 미국 주식 실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고객에게 미국 주식 시세 실시간 확인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로 동학 개미와 ‘소통’

증권사들은 최근 초심자들도 쉽게 투자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존 증권사 리포트들에 적힌 전문용어들을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2030 젊은층들이 유튜브를 활용해 지식을 습득하는 만큼 각 증권사별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의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는 구독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조회 수는 약 1726만건을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머니는 해외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연금, 부동산, 세무 등과 관련한 이슈를 다룬다. 초보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유튜브 채널 ‘Samsung POP’의 구독자 수는 9만3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삼성증권은 해외주식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해외주식 비대면(언택트)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인투자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밖에도 증권사별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키움증권 9만5800명, 하나금융투자 7만6100명, 한국투자증권 5만3900명 등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나 기관 세력에 휩쓸려 제대로 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무시 못할 만큼 세력이 커지면서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며 “지금처럼 증시 활황이 지속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자산시장이 주목받는다면 증권사들의 ‘개미 모시기’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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