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기업결합심사를 통과’라는 과제가 남았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이스신평)는 17일 아시아나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등급은 ‘BBB-/부정적’이다. 지난 11일 한국신용평가가 대한항공을 하향 검토 대상에서 제외한 데에 이은 두 번째 청신호다.
나이스신평은 이번 하향 검토 대상 제외 사유에 대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이달 초 산업은행에 대한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산업은행으로부터 총 8000억원을 지원 받았다. 한진칼은 이 자금을 대한항공에 빌려줬고,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금 3000억원을 납입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산업은행이 이번 주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실사를 시작하면서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 14일 아시아나항공의 무상균등감자 안건이 임시 주주총회를 통과한 점도 신용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신용도를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심사’라는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나이스신평은 “기업결합승인 여부 등 인수 절차 관련 진행 경과와 대규모 자본확충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동 현황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신용도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해외 당국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업결합심사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비판과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김남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개혁입법추진위원장은 지난 15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구조 문제점 점검' 좌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75%가 넘어 기업결합이 원칙적으로 승인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로운 항공회사의 시장 진입도 어려워지고, 비정상적 경영 행태가 벌어져도 소비자는 대체 서비스를 구매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변호사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경쟁 제한 추정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 변호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을 고려하면 경쟁 제한 예외 사유인 ‘회생 불가 기업결합’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합병 때와는 달리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회생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코로나19 사태로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치기 위해서는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의 공정거래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영향력이 가장 큰 EU 당국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를 올해만 세 차례 미뤄 결국 심사 기한을 넘겼다.
기업결함 심사가 미뤄져 합병이 늦어지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황이 나빠져 신용도에도 약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심사는 조건부 통과가 유력하지만, 해외의 경우 산업은행과 대한항공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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