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남북 관계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와의 교류를 전면 중단, 정부의 남북 교류협력 추진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23일 북한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코로나19 감염 확산 추세에 주목하며 방역의 고삐를 한층 조이고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의 전 지역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의 3차 대유행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는 불안과 우려,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수준을 최고 단계인 ‘초특급 단계’로 격상하고 외부와 교류를 전면 차단했다. 경제적 의존도가 큰 중국과의 교류도 중단했다. 심지어 바닷물이 코로나19로 오염될까 두려워 바다에서 어로와 소금생산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에 극도로 민감하게 대응한 것이 한국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사망사건으로 이어져 남북 관계를 한층 악화했다.
북한군은 지난 9월 서해상에 표류 중인 남측 공무원을 북측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총격 사살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남측에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사건의 책임은 한국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남북 관계는 지난 9월 남북 정상 간 친서교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국내 확진자 수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계속해서 대북 유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정권 교체를 앞두고 북한이 도발해 북·미 대화 분위기가 깨지고 남북 관계가 완전히 얼어붙는 상황을 막고자 북측에 정부의 남북 협력 의지를 계속 확인하려는 목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등을 언급하며 남북 보건·의료협력 필요성을 계속 촉구했다.
또 취임 전부터 강조해온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 포괄적인 ‘패키지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면제받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계속해서 북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이 김덕훈 내각총리의 금강산 관광지구 시찰 소식을 전하며, 금강산을 북한식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금강산관광 공동개발’을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이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 노들섬 노들서가에서 통일부 주최로 진행된 ‘청춘이 묻고 그리다. 대한민국 통일과 미래’ 2030 온라인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금강산관광을 재개해 보는 일”이라며 남북 금강산관광 공동개발을 희망했다.
그는 “지금은 북한 당국에서 금강산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의지를 내비쳤는데, 그보다는 남북이 다시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금강산을 개발하고, 더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자기 생각을 전했다.
또 “더 나아가 금강산을 거쳐서 북한에서 야심적으로 준비한 원산-갈마지구까지 관광의 무대를 확대해봤으면 한다”며 “개별여행으로 가도 좋고, 다른 사람에 앞서서 이산가족들이 관광 및 개별 방문의 기회로 (가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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