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기상도] 2020년 BTS·블랙핑크가 뿌린 씨앗···"전 세계 K-팝 무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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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12-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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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K팝의 성장에 눈부신 기록들을 남긴 역사적인 해로 기억될 만 하다. 올해 K팝 스타들은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의 활약으로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혔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을 필두로 갓 데뷔하는 신인들까지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K팝은 이제 변방의 음악이 아닌, 미국 주류 대중문화에서 소비되는 음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BTS 빌보드 싱글 1위, 그래미 후보···세계 최정상에 우뚝

전 세계 팝 음악의 중심에 방탄소년단(BTS)가 있었다. 2020년은 'BTS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연이어 대기록을 썼다. 영미 중심의 팝 음악계 구도에 균열을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BTS가 올해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팬덤을 거느린 그룹으로서 이들의 입지를 확실히 보여줬다. '맵 오브 더 솔 : 7' 앨범은 400만장 이상의 기록적 판매고를 올리며 세계 5대 음악시장(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앨범차트 정상을 모두 석권했다.

이후 뜻하지 않게 코로나19 사태에 부딪히며 월드투어 계획을 접어야 했지만 언택트 공연 '방방콘' 등을 성공시키며 코로나 시대에도 꾸준히 영역을 확장해나갔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 시대 세계 대중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영어 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8월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다. 

디스코 팝의 경쾌함과 친근한 매력을 장착한 '다이너마이트'는 영어권에서 BTS 최고의 대중적 히트곡으로 떠올랐다. 그간 한국어 가사로 인해 일부 팬덤에서만 소비된다는 편견을 깨고 정점의 팝 스타 위상을 굳히는 발판이 됐다.

'다이너마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 순위를 가리는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통산 3주간 1위를 거머쥐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적 기록이다. 이 곡은 16주째 핫 100 상위권 랭크를 이어가며 지속성도 입증했다.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지명되며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어 11월에는 코로나19 속 자신들의 감정을 솔직하게 노래한 미니앨범 'BE'를 내놨다. 타이틀곡 '라이프 고스 온'은 한국어 곡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핫 100 정상에 올랐다.

미 시사잡지 타임은 이들을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하며 "BTS는 단순히 음악 차트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K팝 그룹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밴드(biggest band in the world)가 됐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고 평가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 세계적 걸그룹 도약한 블랙핑크

블랙핑크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이들은 올해 계단식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이라는 수식어에 손색이 없는 그룹으로 도약했다.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 발매를 앞두고 차례로 선공개한 싱글 '하우 유 라이크 댓'(33위)과 '아이스크림'(13위)이 K팝 걸그룹 핫 100 최고기록을 연이어 깼다.

이어 10월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종합적으로 담아 발매한 '디 앨범'은 K팝 걸그룹으론 첫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며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2위까지 올랐다. 블랙핑크는 K팝 아티스트 최초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들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전 세계 가수 중 두 번째로 많다.

유튜브 구독자수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는 공개 당시부터 글로벌 돌풍을 일으켰다. 이 곡은 당시 8630만뷰로 기네스 월드 레코드 '공개 24시간 내 유튜브 동영상 최다 조회수' 부문에 등재된 바 있다. 이후 약 32시간 만에 1억뷰, 7일 만에 2억뷰, 21일 만에 3억뷰, 43일 만에 4억뷰, 73일 만에 5억뷰, 117일 만에 6억뷰를 넘어섰다. 

10억뷰 이상 뮤직비디오 3편을 비롯해 억대뷰 영상만 총 24편을 배출한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은 지난 1년 사이 2260만명의 구독자가 유입됐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 5460만 명을 돌파한 블랙핑크는 이 분야 전 세계 아티스트 2위 자리를 굳건히 하는 것은 물론,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 NCT·슈퍼엠·몬스타엑스 등 전방위 K팝 스타 활약

K팝 팬덤의 성장은 올해 동시다발적 기록으로 나타났다. 정규 1집 '슈퍼 원'(Super One)으로 빌보드 200 2위를 기록한 슈퍼엠뿐만 아니라 NCT, 몬스타엑스 등 다수 K팝 그룹이 빌보드 200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빌보드 핫차트 200에 2주 연속 차트인했고 '이달의 소녀' 역시 빌보드 메인차트 200에 진입했다. 'NCT'는 빌보드 200에서 6위까지 오르는 한편 신인 '스테이씨'가 월드디지털쏭차트에서 21위에 오르는 등 K팝 그룹들이 빌보드에서 잇단 쾌거를 올렸다. 빌보드는 더이상 넘사벽 해외 유명 팝가수들의 전유물 아님을 신인 아이돌들까지 몸소 입증한 것. 

신인들의 빌보드 진입도 놀라웠다. SM 신인 걸그룹 '에스파'의 데뷔곡 '블랙 맘바'는 3일치 집계만으로 11월 4주차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100위로 진입, K팝 아티스트 데뷔곡으로는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엔하이픈은 데뷔 첫주부터 빌보드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 최신차트(12월 12일자)에 따르면, 엔하이픈의 데뷔앨범 ‘보더 : 데이 원’(BORDER : DAY ONE)의 타이틀곡 ‘기븐-테이큰’(Given-Taken)은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3위, 수록곡 ‘Let Me In (20 CUBE)’와 ‘Flicker’는 각각 24위, 25위에 올랐다. ‘Let Me In (20 CUBE)’는 ‘리릭파인드 글로벌’ 차트에서도 25위를 차지했다.

K팝의 글로벌 팬덤 확장과 함께 음반 시장은 초호황을 누렸다. BTS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이 가온차트 기준 이달 5일까지 435만여 장의 누적 판매고를 올리며 한국 음반 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미니앨범 'BE' 역시 265만 장 이상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세븐틴의 '헹가래'(137만여장)와 '세미콜론'(112만여장), NCT의 '레조넌스 파트1'(128만여장), 블랙핑크의 '디 앨범'(122만여장) 등 밀리언셀러가 여러 장 탄생했다.

지난해 밀리언셀러가 BTS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371만여장) 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변화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앨범차트 '톱 400'의 누적 판매량은 3858만여 장을 기록하는 등 풍성한 성과를 거둔 한해였다.

이같은 성적에 힘입어 2021년도는 더욱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상이 유력하고 모모랜드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IT 기업 NHN, 소니뮤직(Sony Music)과 함께 내놓는 보이그룹 'T1419' 등 대형 신인들의 데뷔도 예정돼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2020년을 넘어 더욱 풍성할 2021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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