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량 지원을 거부했던 북한이 러시아, 스위스 등 6개 국가의 지원 손길에는 응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국제사회 대북지원 현황자료’를 인용해 스위스, 러시아, 스웨덴, 노르웨이, 캐나다, 불가리아 등 6개국이 올해 세계식량계획(WFP)의 대북 식량지원사업에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6개국의 지원규모는 1050만 달러(약 114억원)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스위스가 522만 달러로 가장 많이 지원했고, 러시아(300만 달러), 스웨덴(104만 달러). 노르웨이(68만 달러), 캐나다(55만 달러), 불가리아(5600달러)가 뒤를 이었다.
OCHA에 따르면 스위스는 올해 WFP 대북사업에 522만 달러를 지원한 것 이외 현재 6만 달러 추가 지원을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5일 WFP 대북사업에 100만 달러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써 러시아는 WFP를 통해 총 400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
이는 앞서 한국 정부가 1177만 달러를 들어 추진했던 대북 쌀 5만톤 지원이 북한의 거부로 무산된 것과 상반된다.
통일부는 지난 6월 제306차 남북교륙협력추진협의회에서 쌀 5만톤 대북지원 사업에 대한 사업비를 의결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업 추진은 잠정 보류됐고, 이달 초 사전 집행했던 사업관리비 전액을 WFP로부터 돌려받았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한국 정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의 내년 작황이 라니냐 현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북한을 식량안보 고위험 국가로 지정했다.
FAO 보고서는 해수면의 온도가 평년보다 낮은 라니냐 현상으로 내년 4월까지 북한 기후가 평년보다 건조할 것으로 전망하며 내년 6~7월 수확되는 밀, 보리, 감자 작황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밀, 보리, 감자는 북한의 총 곡물 수확량의 10%가량만 차지, 비교적 비중이 작지만, 내년 춘궁기의 식량안보에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미 북한 인구 상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난으로 식량 섭취량이 낮은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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