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동성 장세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문제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의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가 경기에 민감한 상업용에 집중돼 부실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비율이 높은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13년 6조원대 해외 부동산 투자 올해 57조5000억원 육박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금융사의 전체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가 57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은 2013년에는 6조40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40조원을 돌파했으며, 2019년에는 5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 저하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의 약 86.5%가 오피스빌딩과 호텔, 리조트 등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이들 상업용 부동산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 장기화되면 부실화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들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지분투자, 후순위 대출 등 고위험 익스포져 비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부분의 해외부동산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고평가를 받았던 지난해와 올해 대폭 늘어났다, 전체 익스포져의 약 60%인 6조7000억원 규모가 2019~2020년에 투자됐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대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해외대체투자 영업을 진행했으며, 이로 인해 부동산 익스포져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면서 "또 선순위보다는 중·후순위 및 지분투자 비중이 높은 점 역시 손실 발생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 투자 규모는 각각 8000억원, 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만기점에서 해당 지분을 매각하거나 리파이낸싱할 때 투자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부동산을 팔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미매각 익스포져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입할 때부터 재매각(셀다운) 목적으로 투자했지만 매각하지 못할 위험에 노출된 익스포져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투자시점 대비 6개월 이상이 지난 미매각 물량도 2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현지 실사가 어려운데다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부동산의 매각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해외 부동산 투자가 국내 증권사들의 IB 실적을 견인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B 비중 높은 증권사 수익성 악화 우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제3차 거시건전성 분석협의회를 통해 부동산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부동산 채무보증 취급한도를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하고, 신용위험액의 15%였던 PF 채무보증을 18%로 늘리고,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신평사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관리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위험이 낮아져 사업안정성이 높아지면 신용도 측면에서는 긍정정적인 평가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부동산 PF 취급 위축으로 인해 수익성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권사 실적 개선에는 부동산PF를 중심으로 한 IB영업부문의 성장 비중이 컸음을 감안할 때, IB부문의 수익비중이 높은 증권사는 이익창출력이 저하될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등의 IB 수익성이 감소될 전망이지만 자기자본 여력이 높고 사업다각화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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