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투자자 모셔라"…출장길 막힌 금융지주, 돌파구는 '비대면 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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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1-0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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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여파 지속…해외 대면일정 당분간 불가

  • 줌·웹엑스 등 시각물 중심 원격 화상회의에 초점

  • CEO, 직접 설명회 챙기고 글로벌포럼도 참여 계획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동방] 새해를 맞아 금융그룹들이 은행주(株) 주가 하락에 따른 해외 주주의 이탈을 막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각 그룹의 최대 계열사인 은행 관련 주식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해외 출장길까지 막히자 '비대면 IR(투자 설명회)'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불거진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금융그룹의 해외 투자자 대상 설명회는 전면 취소됐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이전만 해도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은행장들은 연초부터 각 글로벌 사업의 주력 국가 내 기관 투자자 등을 상대로 IR 활동을 벌여왔다.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금융)이 2019년 한 해 동안 직접 해외로 나가 실시한 IR 횟수는 50여회에 달하지만 지난해의 경우는 전무했다.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설명회를 이어 온 금융그룹 입장에선 투자자의 신뢰도 하락 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수년째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 속에 기대 이상의 당기순익을 올렸음에도 금융지주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점은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낙인된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금융그룹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지자 1%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의 이탈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의 장기화 국면 속에 투자자와 직접적인 만남이 어려워지자 금융그룹들은 비대면 IR을 돌파구로 찾았다. 기존의 단순 컨퍼러스콜에서 나아가 원격 화상회의 형태의 설명회를 도입한 것으로, 시각적 요소들을 강조한 전문 프로그램인 '줌'이나 '웹엑스' 등을 활용하고 있다.

해외 주주의 이탈을 방어하고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금융그룹의 IR 경쟁은 올해 초부터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과거 실무진에서 진행한 수준을 넘어 CEO들이 직접 화상회의 석상에 얼굴을 비치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 기관 투자자 설명과 상담에도 나설 예정이다.

반대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비대면으로 주최하는 포럼과 행사에도 국내 금융그룹들은 경쟁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렇듯 비대면 IR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해외 IR 관련 비용절감 효과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금융그룹들이 또 비대면 IR에 주목하는 것은 시간과 장소에 제약이 없고 직급에 상관 없는 담당자들이 온라인상의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어 회의 속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그만큼 의결 과정이 과거보다 축약돼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비대면 IR이 금융사의 또 다른 경쟁력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각 그룹은 해외 주주들의 투자 관점이 변화하는 기류를 주시한다. 예전에는 그룹별 재무지표를 주로 봤다면 현재는 디지털 혁신에 따른 채널 활용도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 등에 무게를 실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은행주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인데 이에 따른 해외 IR 방식이 완전히 바뀐 것 같다"며 "당분간 해외 출장길이 막힌 상황에서 CEO가 직접 참여하는 비대면 IR은 횟수도 늘어나고 방식도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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