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행 금소법, 농·수협 적용 논란…상호금융 감독부처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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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1-0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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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림부·해수부 "조합 내부통제 상이…일괄적용 무리"

  • 반면 금융위 "동일규제 원칙"…부처간 의견조율 관건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올해 3월부터 시행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을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두고 관계 부처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금소법을 소관하는 금융위원회는 당장 다음달부터 상황 점검반을 운영할 계획이지만, 상호금융 관련 감독권을 가진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여전히 난색을 보이며 대립하는 모양새다.

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난해 10월 입법 예고한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 시 6대 판매규제(△적합성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영업 금지 △부당권유 금지 △광고규제)를 골자로 오는 3월 25일부터 시행한다. 규제 위반 시 판매사에 대한 처벌 등의 내용도 담았다.

현재 금소법의 적용 대상은 은행, 보험사, 금투업자, 대부업자를 비롯 금융위가 감독권을 지닌 신용협동조합까지 규정하고 있다. 농협, 수협, 산립조합, 새마을금고, 우체국 등 감독권을 가진 부처가 서로 다른 상호금융은 제외된 상태다. 금융위는 금융소비자 보호 취지에서 상호금융권에도 동일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협회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3월까지 상호금융권에 대한 금소법 적용과 추진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호금융권에서도 은행 등 일반금융권과 마찬가지로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취급·판매하는 만큼 같은 범위의 법률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등 각각의 상호금융을 관할하는 부처들은 시기 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처럼 상품 취급 규모가 크지 않은 개별 조합에까지 금소법을 적용하면 내부통제 기준 등이 서로 다른 조합의 특성상 통제 기준을 뜯어 고쳐야 하는 등 혼란만 부추길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또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중앙회 차원의 시스템이 아닌, 전국 단위로 쪼개져 있는 개별 조합의 금융상품 안내 매뉴얼 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하며 중앙회와의 역할 분배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협동조합들도 이같은 의견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도시에 비해 영업규모가 작은 시·군 단위의 협동조합에서는 영업활동과 경영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다. 금소법 시행 이후 발생할 문제들을 전담할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비용이 수반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단위농협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금소법 관련 전담 부서를 어떻게 꾸리고, 운영비는 또 얼마나 조달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인프라가 잘 구축된 서울지역은 몰라도 그 외의 지역 조합들은 여러모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협 관계자도 "금소법의 전면 도입 보다는 영업 규모 등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은행권에 선적용하고 상호금융권의 개별 조합들에는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자 업계에서는 법 시행 이전까지 금융위와 그 외 부처들 간 의견 조율이 가능할지 주목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호금융도 동일규제 원칙 선에서 똑같이 금소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당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관계기관 협의를 지속해 3월까지는 추진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위는 다음 달부터 금융위·금감원, 관계 기관 합동으로 '금소법 시행 준비상황 점검반'을 투입해 지침 마련과 홍보 등 업계 애로사항에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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