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CES 2021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CES 중국 참가기업 수는 총 205곳으로 지난해(1368곳)보다 85%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중국 가전업체인 TCL·하이센스 정도만 참석한다. 주최국인 미국 기업은 올해 560곳 참석하고 그 뒤를 이어 한국에서는 338개 기업이 참가를 확정했다.
CES는 한때 ‘중국 전자쇼’로까지 불릴 정도로 중국기업의 위상이 대단했었다. 2018년 역대 최대 규모인 1551개사가 CES에 참가해 대규모 전시장을 운영하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화웨이·바이두 경영진이 CES 주요 키워드를 제시하는 기조연설(Keynote)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화웨이가 불참해 눈길을 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CES에서 나란히 부스 경쟁, 신제품 출시 경쟁을 하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러다 화웨이는 지난해 CES에서는 부스 규모를 전년 대비 약 30% 몸집을 줄였고, 결국 올해는 아예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화웨이가 그간 트럼프 정부에서 계속된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초강력 제재를 받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통신장비 사업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등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량 3위권이던 화웨이는 올해 7위까지 추락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CES에서도 샤오미와 알리바바 등 주요 중국기업이 불참한 바 있다. 계속되는 미·중 갈등을 의식한 중국기업의 압박감은 올해 CES 불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미 정부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드론업체 DJI 등 중국기업을 블랙 리스트에 추가하는 등 제재를 강화한 영향도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100%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것도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말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 가전 박람회 IFA는 사실상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CES 주관사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행사에 1000여개 업체, 15만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지난해 오프라인 행사에 4500개사가 참여하고 18만명이 관람한 것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CES는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기술 전시회로 올 한해 최신 트렌드를 살펴볼 중요한 행사인데, 사상 처음 100% 온라인 개최와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숫자의 중국기업이 참여한 상황”이라며 “사실상 미국과 한국 기업의 독무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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