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터치’ 해도 꽝…케이뱅크 미끼상품에 고객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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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01-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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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최초 비대면 주담대…1.9%대 최저금리 인기

  • 사전예약제→일일 한정판매 전환에 소비자 '불만'

  • 매일 오전 10시·앱으로만…"자본금 부족 티내나"

서울 종로구 소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케이뱅크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회사원 배모(38)씨는 11일 오전 10시 케이뱅크의 ‘아파트 담보대출’ 이벤트 참여하기 위해 앱을 열고 광(狂)터치를 했지만, 신청자가 몰린 탓인지 며칠째 허탕을 쳤다. 케이뱅크의 담보대출 금리는 은행권 최저인 1.93% 수준이지만, 하루 신청자 70명으로 제한돼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타 은행에서 받은 금리 3.23%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탈 생각에 들떴었던 배모씨는 “미끼상품에 낚인 호갱이 된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케이뱅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100% 비대면 방식의 아파트 담보대출을 둘러싼 ‘미끼 상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추첨 등으로 수천명씩 선발한 기존 방식과 달리, 하루 신청자 수를 70명으로 급격히 제한하면서 사실상 저금리 상품을 이용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 상품의 최대한도는 대환 대출 시 5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첫 출시 때 연 1.6%대의 금리를 제공했다. 케이뱅크 계좌로 전월 50만원 이상 이체 실적이 있으면 우대금리 연 0.5%포인트도 추가로 적용받을 수 있다.

대환 대출을 희망하는 고객이 몰리면서 케이뱅크는 지난달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신청자를 모집했다. 1차 모집 당시 사전 예약제로 1000명 추첨에 2만6000명이 몰리는 등 높은 수요를 실감했다.

추가 모집을 희망하는 요청에 따라 케이뱅크는 2차와 3차 모집에서 각각 2000명을 추첨했고, 4~5차 모집에서는 각 2000명과 1000명을 선착순으로 뽑았다. 5개월여 동안 총 8000명이 혜택을 입은 셈이다.

대환 대출의 평균 실행금액도 1억6000만원에서 2억원 수준으로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케이뱅크는 돌연 지난달 16일부터 해당 상품에 대해 일일 70명 한정판매 방식으로 변경했다.

케이뱅크 앱에서는 ‘아파트 담보대출 매일 핫딜 70명’, ‘누구나 서류 준비 없이 내 한도와 금리를 조회할 수 있어요’ 등의 광고 문구를 게시하며 주중 오전 10시부터 이벤트를 열고 있다. 케이뱅크는 ‘2분 만에 조회하고 방문 없이 대환까지’라는 문구도 전면에 배치하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고객들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다. 기존에 시행한 추첨 방식에 비해 인원수가 현저히 줄어들자 당첨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데다 금리마저 다소 높아져서다.

현재 이 상품의 금리는 연 1.93%다. 2차 모집에서 대출 실행고객 중 최저에 해당하는 1.63% 보다 0.3%포인트 높다. 더욱이 케이뱅크는 모집 방식 변경으로 혜택을 보는 고객수가 이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한정판매로 변경하고서 이날까지 모집한 고객 수는 단순 계산 시 1200명가량에 불과하다.

한정판매 방식의 기간이 정해지진 않았어도 8000명을 모집한 기존 방식의 인원수를 초과하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자 최저금리의 수혜를 바라는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주무 서모(34)씨는 “대학시절 선착순 수강신청을 위해 컴퓨터 앞서 ‘광클릭’을 한 것처럼 지금은 휴대폰으로 ‘광터치’를 하고 있다”며 “지난번 추첨 때는 그나마 많은 사람을 뽑아 기대감이라도 높았지만 지금은 고작 70명 뿐이라, 은행이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여력이 없다고 티내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는 향후 신청자수를 확대할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반영해 일일 신청자수를 순차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고객센터의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70명으로 제한한 것은 고객 참여의 기회를 확대한 것”이라며 “한도 금리 조회서비스는 이전에는 선착순 선발자에 한해 시행했지만 현재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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