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색포털 공룡 바이두(百度)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지난해 12월부터 한달여간 주가 상승폭만 70%가 넘는다. 전기차 투자, 홍콩증시 상장 계획 등 바이두를 둘러싼 각종 호재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뉴욕 나스닥에서 바이두 주가는 하루에만 15.57% 급등한 주당 240.2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10억 달러(약 12조원) 늘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19억 달러로, 2018년 8월 이후 약 2년 5개월래 최고점을 찍었다.
바이두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름세를 탄 건 지난달 중순부터다. 당시 로이터 등 외신이 바이두가 중국 지리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스마트 전기차 회사를 설립한다고 보도한 게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초부터 한달여간 바이두 주가 상승폭만 70%가 넘는다.
바이두와 지리자동차의 구체적인 전기차 생산 계획 윤곽은 11일 드러났다. 이날 바이두와 지리자동차가 공시를 통해 전기차 협력 계획을 공개한 것.
공시에 따르면 바이두는 자동차 연구개발(R&D), 설계, 생산제조, 판매 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독자적인 스마트전기차 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완성차 제조업체로서 자동차 산업에 공식 진출한다는 의미다. 지리자동차그룹은 바이두의 전략적 협력파트너로 적극 지원사격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지리자동차 산하 순수전기차 플랫폼 'SEA(Sustainable Experience Architecture)'를 활용해 자동차를 생산하고,바이두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핵심 스마트자동차 기술을 적극 응용한다는 것이다.
사실 바이두는 이미 자율주행 방면에서는 중국 선두 업체로 손꼽힌다. 현재 바이두가 전 세계적으로 출원한 자율주행 특허 개수만 1900개로 중국 1위다.
2013년 '중국의 구글'을 표방하며 AI에 '올인'한다고 선언한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기술에 집중해 왔다.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세운 데 이어 2017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IT기업 등 50개 기업과 손잡고 세계 최대 자율주행차 개발연합인 ‘아폴로 계획'을 출범시켰다.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아폴로'는 현재 베이징을 비롯해 후난성 창사, 충칭, 광저우 등지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바이두는 이 같은 기세를 몰아 홍콩 증시 2차 상장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올해 상반기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최소 35억 달러(약 3조80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미 홍콩 IPO 주관사로 CLSA와 골드만삭스도 선정하는 등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사실 바이두는 2019년부터 홍콩 2차상장을 추진하다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가 중국의 3대 통신사의 상장 폐지에 나서는 등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자 다시 속도를 내는 것이다. 미·중 갈등 속 지난해에만 넷이즈, 징둥그룹 등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홍콩증시 2차 상장이 잇따라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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