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1년 새해를 맞아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신년사에서 강조한 메시지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ESG 경영의 중요성을 피력해왔다.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에서도 구체적인 성장을 나타내야 한다는 인식이다.
최 회장이 제시한 방향에 발맞춰 SK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해 말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ESG 경영에 돌입했다.
SK그룹을 필두로 국내 기업들도 점차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재무적 기반과 함께 'ESG'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식품기업 풀무원도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ESG 모범생' 중 하나다. 풀무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지배구조·ESG 우수기업'에서 ESG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9년에는 다우존스가 평가하는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도 116개 글로벌 식품기업 중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풀무원은 사업적 특성을 반영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효율적인 사회공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는다. 풀무원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자립을 돕는 '강화우리마을 콩나물 사업', 낙과를 이용해 농촌 경제를 지원하는 '아임프룻'(I'm fruit) 음료 개발 등 본업인 식품사업과 연계해 사회·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 사회공헌 활동은 경제적 가치창출로도 이어져 다시 본업 투자와 공익사업의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한다.
'백산수'를 통해 생수사업에 진출한 농심은 지난 2018년부터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아 협업해 전국 10여개 센터와 환아 가정에게 매달 백산수를 지원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해진 환아들은 마시는 물도 예민하게 따져야 한다는 사실을 고려한 것이다. 백혈병 아동을 도우면서 동시에 '백산수'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농심은 백산수 지원대상을 기존 200가구에서 지난해 300가구로 늘렸다. 농심은 종료시점을 정해두지 않고 환아들이 건강을 되찾을 때까지 백산수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생수지원을 넘어 환아 개개인의 나이와 성별, 개인적 취향을 고려해 장남감·도서·생필품 등 다양한 물품으로 지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장학사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도 많다. '부의 대물림' 속에서 소외된 이들을 지원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KT&G는 상상장학사업을 통해 중학생부터 고등학생,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각 학업단계에서 학습능력은 우수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회배려계층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SPC그룹은 직·가맹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선발해 등록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약업체 종근당의 장학재단인 종근당고촌재단은 등록금이 비싼 의학·약학, 로스쿨 재학생을 대상으로 최대 7학기까지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카이스트(KAIST)에 사재 500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 명예회장은 “과학 영재가 집결하고 우수한 교수진을 갖춘 KAIST가 한국 AI를 발전시키는 ‘플래그십(기함)’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근본적인 목표인 경제적 이윤추구도 결국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토대 위에서 꽃필 수 있다"면서 "환경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지속가능한 공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이를 본업과 연결짓는 전략적인 접근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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