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푸징은 18일 서우상(首商股份, 600723, 상하이거래소)과의 인수합병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M&A는 왕푸징이 서우상 주주에 자사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상하이거래소에서 왕푸징과 서우상 주식 모두 이날부터 10거래일간 거래가 잠정 중단된다.
◆ 베이징 양대 전통 백화점 M&A '빅딜'
왕푸징과 서우상 모두 베이징시 국유자산관리위원회(국자위) 산하 국유기업인 서우뤼그룹(수도여행그룹) 계열사 백화점이다. 각각 1994년, 1996년 설립됐다. 시가총액은 각각 248억 위안, 55억 위안 남짓에 달한다.
사실 왕푸징과 서우상 모두 베이징 전통백화점 업체로, 사업모델이 비슷해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소비 부진에 서우상은 지난해 1~3분기 누적 적자액이 8388만1700위안에 달했다. 그나마 왕푸징 백화점 실적은 좀 나은 편이다. 지난해 1~3분기 순익이 비록 전년 동비 70% 넘게 하락했지만 2억1200만 위안의 흑자를 냈다.
◆ 하이난 현지 '일용소비품 면세사업' 진출로 '차별화' 전략
지난해 면세점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왕푸징의 움직임은 공격적이다. 왕푸징은 지난해 6월 초 면세점 사업자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중국 8번째 면세점 사업 운영자가 됐다.
지난 15일엔 중국 '면세천국'으로 불리는 하이난(海南) 현지 농업 중점 국유기업인 하이난샹자오(海南橡膠, 하이난고무, 601118, 상하이거래소)와 각각 1억 위안씩 공동 출자해 하이난 현지에 면세점 운영사업자 2곳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하이난 면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왕푸징은 다른 사업자들이 내국인 면세점 사업에 진출해 경쟁하는 것과 달리, 현지 일용소비품 면세 사업에 집중하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이난샹자오와 협력하기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이난샹자오 모회사는 하이난농업개간투자그룹(이하 하이컨그룹)으로, 하이난 국자위 산하 대형 농업 국유기업이다. 하이난성 성도 하이커우시에만 3개 수입 일용품 소비매장을 운영하며 생활용품·뷰티·식음료·유제품 등 2000여종 수입 소비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하이컨그룹은 올해 하이커우 50곳을 비롯해 하이난성 전체에 모두 100개 매장을 신규 오픈해 수입 일용품 면세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인데, 왕푸징의 일용소비품 면세 사업 계획과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 中증권사 "왕푸징 주가 80% 추가 상승여력" 전망
왕푸징 주가는 면세점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진 지난해 6월 초부터 7월 초 고점(73.77위안)까지 3배 넘게 오르며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 고점 대비 40% 수준인 약 31위안 대에 머물고 있다.
저상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왕푸징의 하이난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일용품 면세사업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그러면서 왕푸징의 2021년, 2022년 순익을 각각 1124억, 176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56%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목표치도 58.14위안으로 잡았다. 향후 8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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