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사업다각화는 ‘잘하는 것을, 폭 넓게’...왜 해상풍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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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1-2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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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사업 다각화 전략을 살펴보자면 ‘잘하는 것을, 폭 넓게’로 요약할 수 있다.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보다는 기존에 보유한 해양플랜트 기술의 저변 확대를 통해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조에 발맞추면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전략에서 조선 3사가 공통적으로 선택한 사업은 해상풍력 설비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해상풍력 설비 사업 진출·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잇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일 한국전력기술과 ‘해상풍력 변전설비(OSS)’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사업기획, 발굴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OSS는 해상풍력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계통 전압에 맞도록 전압을 높여 육지로 전달하는 핵심 해상풍력 설비다. 대우조선해양은 풍력발전 기술 개발보다는 풍력발전소를 어떻게 바다에 띄우는가를 담당하게 된다.

관련 기술 개발은 기존에 선박과 해양플랜트 설계를 담당했던 대우조선기술본부가 맡게 된다. 별도의 조직개편도 새로운 인재영입도 없다. 대규모의 자원이 투입되지 않기 때문에 사업 실패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적다는 게 특징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우리는 철을 바다에 띄우는 기술이 뛰어나다. 배를 바다에 띄우는 것과 같이 풍력발전소를 바다에 띄우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10월부터 노르웨이 선급인 DNV GL과 ‘대용량 부유식 해상풍력 설계기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DNV GL과 △대형 해상풍력 부유체 설계를 위한 요소기술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반 해상풍력 원격 유지보수 기술 등을 공동으로 연구해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해상풍력을 위한 별도의 조직개편이나 대규모 자본 투입은 진행하지 않았다. 기존의 선박 건조와 해양플랜트에 집중하면서도 관련 기술을 부유식 해상풍력에 적용하는 방안을 공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측면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해양플랜트 사업을 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며 “우리의 해양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술로는 충분히 가능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한국석유공사와 ‘동해1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체계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이에 앞서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계열사인 현대로보틱스 상하이 자회사 지분 전부와 현대엘앤에스 지분 전부를 현대로보틱스에 처분했다. 산업용 보일러 제조 계열사인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도 매각을 결정했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접고 기존 선박 건조사업과 해양플랜트 사업에 집중해 올해는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이 오르간으로도 돈을 벌어보겠다는 차원”이라며 “과거 풍력발전 사업 실패로 겪은 트라우마와 친환경 산업에 대한 열망이 겹쳐 해상풍력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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