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금융당국이 추진할 예정인 40년짜리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과 관련해 국내 은행권이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집 크기를 늘려 가는 국내 주거 문화와는 맞지 않은 데다 관련 상품이 정책금융상품 형태로 출시돼야 하지만 초장기 모기지의 전제 조건인 기관 투자자의 수요가 불투명하다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2021년 금융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초장기 모기지 도입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치솟는 집값으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은 위원장은 "매달 월세를 내고 30·40년이 지나면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며 "올해 내 시범 사업이라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대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을 고려해 기존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좀 더 융통성 있게 하는 방안도 당국 차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초장기 모기지에 대한 논의는 수년 전부터 이뤄졌으나 대출 규정 등에 막혀 좌초된 만큼 이번에는 관련 규제를 재정비해서라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강력한 실행의 뜻을 내비친 금융위가 시범 사업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30년 이상 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 중인 시중은행들은 해당 정책의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낙관할 수 없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은행에서 실제 대출과 부동산금융 등 여신 업무를 맡은 담당자들은 당국이 구상하는 초장기 모기지가 은행에서 판매되는 상품과는 성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적인 차이는 금리다. 은행이 현재 다루고 있는 33~35년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5년까지 고정금리에다 이후부터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이들 담당자가 추정한 당국의 초장기 모기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주관하는 고정금리의 정책금융상품으로, 장기화된 초저금리 기조에서 변동금리는 차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사정이 이렇자 수익을 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변동금리의 초장기 모기지는 사실상 취급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또 당국이 제시한 초장기 모기지의 예상 구성절차에 대해 은행권은 HF가 초장기 모기지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MBS(주택저당증권)를 발행해 시장에 유동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당 초장기 모기지를 출시하려면 HF가 발행할 만기 40년의 MBS를 매입할 수 있는 기관 투자자가 있어야 하지만, 담당자들은 이런 수요가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직원은 "정책금융상품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MBS 시장 수요 등을 면밀히 분석해 취급해야 한다"며 "기관 투자자가 있을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면 모기지 대출 금리가 높게 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여신 담당자는 "40년 초장기가 된다면 DSR 등의 산출값은 낮아질 것"이라며 "당국의 청사진이 성공하려면 현행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DSR,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규정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장기저당증권 시장 활성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이 같은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만 초장기 모기지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DSR 등에 묶여 대출이 어려웠던 사회 초년생들이나 저소득자들에게 보다 수월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층 입장에서 월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셈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정책의 세부안에 따라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2021년 금융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초장기 모기지 도입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치솟는 집값으로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은 위원장은 "매달 월세를 내고 30·40년이 지나면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시기가 됐다"며 "올해 내 시범 사업이라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득이 적은 청년층의 대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실정을 고려해 기존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좀 더 융통성 있게 하는 방안도 당국 차원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초장기 모기지에 대한 논의는 수년 전부터 이뤄졌으나 대출 규정 등에 막혀 좌초된 만큼 이번에는 관련 규제를 재정비해서라도 본궤도에 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강력한 실행의 뜻을 내비친 금융위가 시범 사업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30년 이상 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취급 중인 시중은행들은 해당 정책의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낙관할 수 없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우선 은행에서 실제 대출과 부동산금융 등 여신 업무를 맡은 담당자들은 당국이 구상하는 초장기 모기지가 은행에서 판매되는 상품과는 성격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적인 차이는 금리다. 은행이 현재 다루고 있는 33~35년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5년까지 고정금리에다 이후부터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이들 담당자가 추정한 당국의 초장기 모기지는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주관하는 고정금리의 정책금융상품으로, 장기화된 초저금리 기조에서 변동금리는 차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사정이 이렇자 수익을 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변동금리의 초장기 모기지는 사실상 취급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또 당국이 제시한 초장기 모기지의 예상 구성절차에 대해 은행권은 HF가 초장기 모기지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MBS(주택저당증권)를 발행해 시장에 유동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당 초장기 모기지를 출시하려면 HF가 발행할 만기 40년의 MBS를 매입할 수 있는 기관 투자자가 있어야 하지만, 담당자들은 이런 수요가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은행 직원은 "정책금융상품으로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MBS 시장 수요 등을 면밀히 분석해 취급해야 한다"며 "기관 투자자가 있을 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요층이 두텁지 않다면 모기지 대출 금리가 높게 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여신 담당자는 "40년 초장기가 된다면 DSR 등의 산출값은 낮아질 것"이라며 "당국의 청사진이 성공하려면 현행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DSR,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규정에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장기저당증권 시장 활성화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권은 이 같은 선결 조건이 충족돼야만 초장기 모기지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DSR 등에 묶여 대출이 어려웠던 사회 초년생들이나 저소득자들에게 보다 수월한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층 입장에서 월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셈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다만 정책의 세부안에 따라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다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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