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호영, 지도체제 변경 의견 수렴…포스트 김종인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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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1-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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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원 단체 대화방에 ‘지도체제 변경’ 투표 게시

  • 현행 단일지도체제 변경 여부 의원들 의견 수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차기 지도체제와 관련, 소속 의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미리 준비하는 차원인데,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엔 ‘의원님들께선 현재 당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이 어떠신가요?’라는 투표가 게시됐다. 선택지로는 ‘단일지도체제로 당헌·당규가 현행유지돼야 한다’, ‘집단지도체제로 당헌·당규가 개정돼야 한다’ 등 문항이 제시됐다. 투표는 오는 27일 오후 2시까지다.

이 투표는 주 원내대표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비상대책위원회엔 별도의 보고가 없었다고 한다. 다만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선출 방식 개정 필요성에 대한 언급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 관계자는 “참고용”이라며 “의원총회에서도 개정 필요성이 잠깐 언급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기다. 자칫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권을 둘러싼 잡음이 외부로 표출돼, 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지도체제의 형태는 당권을 노리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향후 대선에 출마할 대권 주자들의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얽혀 있는 문제다. 당장 “집단지도체제는 당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의견과 “당 대표의 독선적 리더십을 견제해야 한다”는 비판이 궤를 달리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투표는 익명 투표 방식이지만, 결과는 모든 의원들이 열람할 수 있다. 특정한 선택지가 우세할 경우 향후 논의의 여지 없이 한 방향으로 지도체제가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선 참패로 인해 원외에도 이해 당사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보선에서 질 경우 당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그렇다면 전당대회를 안 하겠다는 소리냐”고 반박했다.

당내엔 당권 주자로 언급되는 주 원내대표가 지도체제 변경 논의를 시작, ‘포스트 김종인 체제를 굳히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보선 승리를 전제로 제기될 김종인 비대위 연장론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보선 끝나면 더 이상 이 당에 있을 사람이 아니다”며 “4월 이후 이 당이 어디로 갈 것인지는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정현 대표(당시 새누리당) 시절부터 줄곧 단일지도체제를 택해왔다. 전임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시절 다른 중량급 최고위원들이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는 바람에 ‘봉숭아 학당’이 돼 20대 총선에서 패배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해 대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만큼 당 대표가 독선적 당 운영을 한다면 견제하기가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반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선출, 1등이 대표를 맡고 차점자 순으로 최고위원이 되는 집단지도체제는 민주적 의사결정에 강점을 보이나, 정치적 갈등이 첨예한 문제를 결정할 때 의견이 모이지 않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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