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30대 직장인 조모씨는 요즘 재택근무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때문이다. 1인 가구인 조씨는 주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자주 먹는 라면과 커피가 하필 똑 떨어져 마트로 장보기에 나섰다. 기존 제품이 물린 조씨의 눈에 새로 나온 프리미엄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반신반의하며 구매했지만 맛과 품질이 만족스러웠다. 조씨는 “과거 가성비만 따졌었는데,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고급형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프리미엄 먹거리’가 주목받고 있다. 내식(內食)의 일상화로 차별화된 맛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식음료업계는 서민 음식의 대명사인 라면부터 김, 빵 커피 등 제품의 고급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 프리미엄 라면 출시·라인업 확대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면 기업들의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오뚜기는 가정간편식(HMR) 형태의 라면 ‘라면비책 닭개장면’을 출시했다. 기존의 분말수프나 액상수프가 아닌 레토르트 파우치를 활용했다. 닭가슴살과 대파, 토란 등의 원물을 풍부하게 넣은 것이 특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비책은 건더기를 차별화한 새로운 라면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해 11월 ‘신라면블랙 두부김치’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신라면블랙의 국물에 두부김치찌개의 맛을 접목한 제품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더트래블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종합식품기업 하림도 라면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하림은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순라면’과 ‘친라면’이란 상표를 출원했다. 하림 관계자는 “하림 라면은 고품질의 원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라면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고급형 제품 카테고리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하림 측의 설명이다.
◆ 김·치즈·빵·커피도 고급화 전략
풀무원식품이 14년 연구 끝에 개발한 국산 1호 품종 프리미엄 김을 내놨다. 국산 1호 김 품종 ‘풀무노을’과 ‘풀무해심’으로 만든 김 제품 ‘노을해심’이다. 풀무노을은 노을과 같은 김 고유의 붉은색이 특징인 품종이다. 풀무해심은 기존 품종 대비 단백질 함량이 높아 단맛과 감칠맛이 난다.
프리미엄 치즈 빵도 나왔다. SPC삼립은 유명 치즈 브랜드 ‘래핑카우’를 활용한 ‘래핑카우 베이커리’를 출시했다. 래핑카우 치즈가 들어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치즈&딸기샌드’, ‘치즈스팀케익’, ‘씨앗치즈호떡’ 등 3종이다.
음료·주류업계도 프리미엄 열풍이다. 폴 바셋은 홈카페족을 위해 프리미엄 스틱커피를 새롭게 선보였다. 향미 손실을 최소화한 ‘슈퍼 드롭 프로세스’로 가공해 실제 매장에서 먹는 커피의 맛을 최대한 구현했다.
하이트진로는 600년 전통의 이탈리아 와이너리 ‘마쩨이’의 최상급 와인 ‘입수스’를 국내 처음으로 들여왔다. 유태영 하이트진로 상무는 “입수스는 총 3000병만 생산됐으며 국내에는 단 59병만 들어왔다”며 “와인 수집가 및 애호가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기존 제품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제품 고급화는 올해 식음료업계의 한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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