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에서 갑자기 2배?···"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거래"
게임스톱은 최근 월가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드는 주식 중 하나다. 실적과는 상관없이 유동성만으로 급등락을 거듭한 주식의 변동성은 26일 극에 달했다. 이미 급등해 있는 주식이었지만,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짧게 언급하면서 다시 폭등한 것이다. 머스크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레딧 게시판 링크를 올린 뒤 “게임맹폭격”(Gamestonk)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 한마디에 시외에서 게임스톱의 주가는 무려 62%가 올랐다.
게임스톱 주가 상승에 처음 불을 지른 것은 반려동물 용품업체 츄이의 창업자이자 행동주의 투자자인 라이언 코언이 이사회 합류 발표였다. 코언은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모델을 스트리밍 등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밝혔고 이에 투자자들이 열광하며 몰려들었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의 콜옵션 매수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스톱은 월가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이 됐다.
또 최근 며칠 동안 게임스톱의 주가 급등을 조장하고 공매도 세력을 압박하기 위해 협력해온 개미들에 대해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미국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법과 규제 측면에서 파장을 불러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트윗은 삭제됐다.
실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입게됐다. 외부에서 자금을 더 조달해 팔았던 주식을 더 비싼 가격으로 되사는 이른바 '쇼트 스퀴즈'에 내몰리게 된 것이다. 쇼트 스퀴즈는 쇼트 포지션을 커버하기 위해 주식을 집중해 매수하는 것이다. 게임스톱은 공매도 세력과 개미들의 대결에서 결국 유동성으로 돌격한 개미의 승리를 보여준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이유를 모른 폭등 계속
이처럼 급등한 또 다른 주식은 블랙베리다. 7달러대에 불과했던 블랙베리 주식은 14일 갑자기 20%대의 폭등을 보였다.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6일에는 무려 18.92달러를 기록했다.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13일부터 26일까지의 주가상승률은 무려 147.97%에 달한다. 블랙베리의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경영진마저도 "모른다"는 입장을 내놓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처럼 뜬금없는 주식의 급상승 배경에는 게임스톱의 급등을 이끌었던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있다고 외신은 짚었다. 온라인을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담합으로 급등을 이끌며 수익을 본 개미들은 이제 새로운 목표를 찾아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27일 전했다.
다음 목표로 꼽히는 곳들로는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 의류유통업체 익스프레스 등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기존의 투자기준이 아닌 '트렌드'를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 많이 언급되는 주식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로빈후드 군단으로 불리는 이른바 개인투자자들이 급증했다. 이들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주식 조언과 투자 전략을 공유하면서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보편화하는 것은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을 능가하는 위기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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