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달라진 면모로 눈길을 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미스터 스마일'로 불린 정 총리가 최근 들어 부쩍 단호한 모습을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가 28일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도 정부가 담배와 술 가격을 인상하려고 한다는 설(說)에 단호히 대응했다.
이와 관련해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어제 정부가 담뱃값을 8000원 수준으로 인상하고 술에 대해서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담배가격 인상 및 술의 건강증진부담금 부과에 대해 현재 정부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으며 추진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담배와 술은 많은 국민들께서 소비하고 계시는 품목으로 가격문제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중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할 사안으로 단기간에 추진할 수 없다"면서 "복지부(보건복지부)의 공식적 답변이 있었음에도 보도가 지속적으로 확산돼 국민 여러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부의 공식 입장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담배 및 술 가격 인상설에 여론이 악화하자 총리가 직접 나서 해명한 셈이다.
또한 손실보상제 법제화와 관련한 여러 논란에도 정 총리는 직접 입을 열고 진화에 나섰다.
특히 재원 마련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에서 난색을 드러내자 "개혁 저항"이라며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된 재원 마련 목적의 부가세 인상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각 대응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에 "재원이 걱정이지만, 기본적으로 정부가 책임지는 것"이라며 "과세도 논의될 수 있겠지만, 세율 조정이나 세목을 신설할 때는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이른바 '정세균계'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한시적 부가세 인상으로 손실보상 기금을 마련해보면 어떨까 (싶다)"라며 "2019년 기준으로 부가세(세수)가 연간 70조원 정도 되는데, 1~2%를 (추가로) 부과해 손실보상 기금을 마련해 지급하는 방식"이라고 언급했고, 이에 정 총리가 이튿날 직접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더불어 손실보상제 소급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 총리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정 총리는 재정 당국과의 소통과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해 이날 오후 제34차 목요대화에서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정 총리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사연에 눈물짓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8일 국회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 인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 얘기에 "충분히 이해되고 역지사지를 해보면 얼마나 힘들까, 눈물이 난다"며 "대통령께서도 영업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를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의 눈물을 어떻게 닦아줄 것인가..."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이후 정 총리는 헌법 조항에 기반한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안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정 총리를 잘 아는 한 측근은 "현대적인 리더십은 '깡다구' 리더십이 아니다.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밖으로 끝없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며 "정 총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리한 칼날이 바로 그렇다. 결단을 내릴 때에는 아주 단호하기 짝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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