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개인투자자의 공매가 참여가 확대되면 증권사의 대출 수수료 수입이 350억원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장 큰 수입원은 아니지만 정부가 공매도 제도의 ‘기울어진 운동장’ 현상을 개선한다고 밝힌 만큼 관련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증권금융은 개인에게 공매도용 주식을 대여해주는 대주 시장에 참여하는 증권사 수를 현행 6개사에서 10개사까지 늘리기로 했다.
지금까지 개인투자자 대상 주식 대주는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등 6개사만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사 4곳이 시장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증권금융은 대주 시장 규모를 늘리기 위해 실시간 통합거래 시스템인 'K-대주시스템'을 오는 9월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K-대주시스템이 구축되면 실시간으로 대주 물량을 체크하고 주문받을 수 있게 된다. 대형 증권사들의 풍부한 대주 물량을 공동으로 이용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2월 증권금융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를 위해 우선 대주 참여 증권사를 10개로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대주 가능 주식 물량을 1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대로 대주 가능 주식 물량이 늘어나고 현행 대주 수수료율(2.5%)을 고려하면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이 최소 350억원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산술적으로 10개사가 나눠 가진다고 가정하면 각 증권사별로 약 35억원의 추가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는 셈이다.
정부 방침이 개인 공매도 확장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장기적으로 개인 공매도 대주 물량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2019년 개인 대주시장 규모는 약 230억원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에 이용하는 대차시장(약 67조원)에 비해 턱없이 규모가 작다. 외국인과 기관 물량의 10% 가까이 개인투자자 공매도가 늘어난다면 수수료 수입도 기존 예상치보다 6~7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대주 물량이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나도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점을 고려한다면 관련 시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락장 베팅에도 인버스 ETF와 같은 상품이 아니라 직접 투자하고자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의 공매도 개선안 기조가 기관과 외국인에 집중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겠다는 것으로 잡히면서 당분간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대주물량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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