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난해 반도체 수입 전년 대비 14% 늘어··· 화웨이가 반도체 비축량 늘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자체 통계를 분석, 지난해 중국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을 대폭 늘렸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수입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3800억 달러(약 424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전체 수입액의 1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반도체 비축량을 크게 늘린 게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반도체 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9년 반도체 수입액도 3055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반도체 위탁생산)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까지 집요하게 때렸다.
SMIC는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로부터 주문을 받아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5G 통신용 칩 같은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만든다.
◆'기술자립'에 총력··· 한국, 대만, 일본에서 반도체 제조장비 320억 달러어치 수입
이런 상황에서 주목되는 점은 중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한국, 대만,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 32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전년도에 비해 무려 20% 증가한 것이다.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도 지난해 12월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2020년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으로 꼽았다.
구체적인 장비 수입 목록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SMIC가 반도체 제작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와 컴퓨터칩 제조에 필요한 장비 구매를 크게 늘렸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첨단 미세공정인 10나노미터(nm) 이하 반도체 자체 제조 및 생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14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했고, 연내 12나노급 미세공정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단기적으론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 비축량을 늘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자립을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은 아직 한국,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과 기술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중국 컨설팅 업체인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단 왕 기술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아직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할 능력이 없다”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지만 성공하려면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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