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박철완 “배당 7배 증액” 제안...SNS엔 "조카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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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기자
입력 2021-02-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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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권 분쟁 본격화 앞두고 소액주주 49% 겨냥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사진=금호석유화학]


[데일리동방] “배당을 7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박철완 상무의 주장에 소액주주들의 투심이 박 상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실제로 배당이 7배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박 상무의 주주친화적 발언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 박철완 상무는 지난 2일 회사 측에 “배당을 7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주주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무의 이번 제안은 지난달 27일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를 해소하겠다고 공시한 데에 이은 것으로,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 측과의 지분 경쟁을 위해, 그동안 적은 배당에 불만이 많았던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의 표심을 모을 수 있는 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금호석유화학 전체 지분의 4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50% 중 박찬구 회장 일가의 지분은 총 14.27%이며, 박철완 상무는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8.16% 가량을, IS동서가 3~4% 정도의 지분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박 상무의 제안대로라면 금호석유화학은 배당금으로 3000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한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에도 실적이 크게 개선된 만큼 무리한 수준의 요구는 아니다”라는 것이 박 상무 측의 주장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전년도보다 97% 증가한 7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파격적인 제안에 금호석유화학 소액주주들의 여론도 박 상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엔 박 상무가 제안한 배당액과 실제 배당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동안 주주에게 소홀했던 박 회장보다는 박 상무가 경영권을 갖는 것이 더 낫다는 댓글이 많았다.

한 투자자는 “박 상무가 제시한 배당금 규모는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수익으로 리조트를 사들이는 박 회장보다는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박 상무에게 한 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주주게시판을 통해 “실제로 7배까지 배당금이 늘지 않아도 배당 확대가 이루어진다면 성공하는 것”이라며 “박 상무의 경영권 획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의 희망과는 달리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 상무의 배당 확대 제안을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그간 부채비율을 50%대로 유지하면서 남는 이익으로 투자를 하는 내실 경영을 해왔다”며 “당장 실적이 좋다고 가진 현금을 무작정 배당에 쓸 수는 없다”고 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가까운 시일에 이사회를 열고, 박 상무의 제안을 주주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호석화 소액주주들의 가장 큰 불만을 대변했다는 점에서 박 상무의 제안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박 회장 측도 소액주주 표를 뺏기지 않기 위해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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