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국민 4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언급한 '지지지지(知止止止)' 표현이 이틀 연속 화제가 되고 있다.
지지지지는 중국의 사상가 노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도덕경' 44장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흔히 있어야 할때와 떠나야 할때를 잘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할 때 쓰이기도 한다.
정민 한양대학교 교수는 저서 '일침'에서 '지지지지'에 대해 "사람은 자리를 잘 가려야 한다. 꼭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지지(止止)다. 떠나야 할 자리에 머물러 앉아 있으면 결국 추하게 쫓겨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과 코로나19 피해계층 선별지원금 지급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여당의 의견에 반대했다.
홍 부총리는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 그렇게 의연하고 담백하게 나아가기를 바란다"면서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썼다.
일각에서는 홍 부총리가 여당의 방침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 부총리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지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2년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지역단체장 3선 도전 여부를 앞두고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자 '지지지지'를 언급하며 용퇴를 선언했다.
당시 김 전 대구시장은 지역신문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조들이 '지지지지'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그칠 때를 알고, 그쳐야할 때 그치는 것도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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