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절반 줄폐업, “영세맥주업체, 온라인판매 허용해달라”

소규모 수제맥주업, 90% 매출 감소

코로나에 사업 망했지만 손실보상은 '찔금'

편의점에서 모델이 수제맥주를 들어보이고 있다.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는 편의점 입점이 안돼 대부분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세븐일레븐 제공]

국내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1년 이상 펍을 중심으로 한 매장 수입이 줄어들다 보니 매출은 90% 가까이 줄었고, 펍에 가내수공업으로 맥주를 공급하던 영세 업체 절반은 직원들을 내보내는 등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업체들은 편의점에 공급이 확정된 일부 대규모 수제맥주 업체 외에 사실상 대다수 업체가 파산 위기에 처했다며 '인터넷 판매 허용' 등 정부의 괄목할 만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와 수제맥주업체 41개사는 8일 '수제맥주의 온라인 판매허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음식점이나 맥주전문점 등을 통해 판매되던 수제맥주가 코로나로 인한 영업제한으로 판로를 잃고 존폐위기에 직면하면서,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가 국내 수제맥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납품을 하는일부 수제맥주업체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영세한 수제맥주 업체들은 2020년 매출이 전년대비 최소 50%, 최대 90%까지 감소하였고 절반 이상의 업체들이 직원들의 휴직 또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큰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맥주 매출 최대 90% 감소, 국회 영업지원 "수제맥주업체 배제될 것"

최근 국회에서 영업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보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맥주제조를 겸하고 있는 업체 특성 상 소상공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하다.

특히 주제조 및 유통 관련 매출손실은 보상 범위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법제화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협회와 업체들은 일회성 보상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주류의 온라인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나, 지난 2017년 7월 국민 편의와 전통주 진흥차원에서 전통주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제맥주업계는 주류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소규모맥주면허를 가진 업체에 한해 온라인판매를 허용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업계에 살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3000㎘미만 규모의 양조장들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맥주제조업체들을 위해 긴급하게 온라인판매를 허용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소규모 맥주제조자들에게 온라인판매를 허용한다면, 생맥주 판매가 급감한 상황에서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 입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규모 업체들이 판로를 얻고, 소비자는 다양한 수제맥주를 보다 쉽게 마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영세한 소규모맥주제조자들이 비대면 시대에 스스로 자생력을 확보하고, 대형업체가 아니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권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대책이 소규모맥주제조자에게 온라인 판매를 허용해 주는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존폐의 위기에 내몰린 수제맥주업체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