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지난 5일 성사된 두산인프라코어 본계약으로 3조원 규모 자구안에 마침표를 찍었다. 작년 3월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받은 지 약 11개월 만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으로 단기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으로부터 3조원 규모의 자구안 마련을 조건으로 긴급 자금을 받아 냈다.
이후 두산그룹과 두산중공업은 자구안 이행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지난해 8월 두산중공업은 골프장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회원권 입회보증금 반환 비용 등을 제외한 1200억원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 지분 96.77%도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을 받고 팔았다.
9월에는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두산그룹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두산 유압기 사업부인 모트롤과 동박 생산업체 두산솔루스를 각각 4530억원·6986억원에 매각했다.
지난 3~4일 진행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청약은 청약률 100.27%를 달성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998년부터 본사 사옥으로 쓰던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도 매각했다. 두산그룹의 회생 의지를 보여주는 결정이었다. 두산타워 빌딩은 부동산 전문 투자업체인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팔렸다.
오너일가도 책임경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두산 대주주들은 두산중공업에 두산퓨얼셀 지분 23%를 무상 증여했다. 증여분은 총 1276만3557주로, 8일 종가 기준 7600억원에 달한다.
투자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의 자구안 이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평가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자구안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잡았는데, 약 11개월 만에 3조원 재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강력한 의지와 실행력으로 자구안을 이행한 모범적 사례”라며 “이제는 향후 수익 개선과 신사업 발굴 등을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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