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소식에 국내 비트코인 관련 종목들이 급등했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1조7000억원어치 사들이고, 결제 수단으로 인정한다고 밝히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위지트는 전 거래일 대비 29.9% 오르며 상한가로 마감했다. 위지트뿐만 아니라 다른 비트코인 관련주도 모두 급등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63% 상승하며 마감했고, 비덴트(6.41%), SCI평가정보(1.02%), SBI인베스트먼트(3.02)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비트코인 관련주의 급등은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 때문이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된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 추가 다각화와 현금 수익 극대화를 위한 더 많은 융통성을 제공해줄 투자 정책 업데이트를 했다"며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기준 테슬라가 보유한 운영자금의 7.7%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다.
또한 테슬라는 자사가 생산하는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제품을 위한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용인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트코인을 받고 자사 전기차를 팔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1코인당 4950만원을 기록했다. 전일 대비 2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코인당 5050만원까지 상승하며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당분간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테슬라와 비트코인 관련 소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테슬라가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빅뉴스로 비트코인이 4600달러를 넘어섰다"며 "투자자들의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테슬라와 비트코인이 만났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 연구원은 "아직 테슬라가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테슬라가 플랫폼 기업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 활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테슬라의 온보드 컴퓨터에서 비트코인 노드가 작동되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는데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이 게임스톱에 이어 가상화폐 가격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소위 팬덤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현상으로 팬덤이코노미로 볼수 있는데, 팬덤 이코노미가 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스톱과 도지코인 가격 급등락 사례는 팬덤 이코노미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팬덤 이코노미는 각종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경제와 금융시장에 더욱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공산이 높아졌다"며 "물론 팬덤 이코노미가 자칫 가격 왜곡을 촉발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도 있지만, 디지털 경제 시대 팬덤 이코노미는 새로운 경제 및 사회적 현상으로, 팬덤이 강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