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가급적 조기에 달성하는 것은 한·미 간의 공동의 목표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이뤄 나가냐 하는 데 대한 의견 조율도 굉장히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한 기자단과의 상견례에서 "최근에 한·미 간에 여러 가지 어젠다가 있지만, 한·미 간에는 기본적으로 입장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가 동맹관계가 굳건하기 때문에 그것을 기초로 다소 상이한 의견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조율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다고 저는 믿고 있다"며 "이 문제(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해결을 더 미룰 수 없는 아주 핵심과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달이나 내달 중 한·미 외교장관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과는 제가 업무가 파악되는 대로 가급적 조기에 소통할 예정"이라며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또 미·중 전략적 경쟁과 관련해 "미국, 중국 두 나라는 우리에게 모두 중요한 나라들"이라며 "한·미 동맹은 말씀드릴 것 없이 우리 평화와 번영의 아주 핵심축"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라며 "최대 교역 파트너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중 간에 이익이 합치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예를 들면 기후변화라든지 최근에 방역이라든지, 한반도에서 평화 구축이라든지 그런 분야에서 우리가 미·중 간에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신(新) 행정부 역시 일본, 호주, 인도와 함께 대중(對中) 견제 목적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에 적극 참여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 협력체가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또 국제규범을 준수한다면 어떠한 지역협력체 또는 구상과도 적극 협력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앞서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취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며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또 "우리 외교적 근간인 한·미 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EU(유럽연합)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들과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교량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상생협력을 추동하는 중견국 외교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보건협력과 세계 정세의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외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온전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외교의 진정한 가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나라 안팎에서 외교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며 "저는 여러분들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외교적 도전을 헤쳐나가고자 한다. 여러분도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외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정 장관은 제39대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데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무한한 영광"이라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운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으로서, 첫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서 대내외적 도전을 슬기롭게 대처해 오셨다"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사의도 표했다.
정 장관은 "강 장관께서 시작한 외교부 혁신 과정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국립현충원에 들러 참배한 정 장관은 취임식 직후 첫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첫날 점심을 외교부 청사 식당에서 최종건 1차관, 최종문 2차관,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준형 국립외교원장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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