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발생 후 약 2주일이 지난 15일, 미얀마군은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 시민의 안전유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장갑차와 군인들을 본격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군 당국이 법률 조항을 일부 무력화해 당국의 체포권한을 강화함에 따라, 시위 참가자가 다소 감소했으나, 아직 수습되지는 않았다. 양측의 충돌 등 예측불가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양곤에 진출한 대다수의 일본계 기업은 재택근무 등을 이어가고 있다.
군 당국은 14일 밤, 군 계열 뉴스를 통해 치안악화에 따른 시민불안을 이유로 "경찰, 소방당국과 함께 (시가지 등에서) 경비에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15일 오전 1~9시까지는 인터넷 서비스도 차단됐다. 공무원 등이 업무를 보이콧하는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 CDM) 등을 저지하고, 시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루 밤이 지난 양곤의 주요 행정기관과 대규모 시위장소 주변에는 장갑차와 방수차 등이 배치됐다. 간선도로 등에서는 군용 차량 대열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5일 오후 6시(미얀마 시간)까지 양곤에서 군 당국의 무력행사는 확인된 바 없으나, 수도 네피도와 몬주에서는 지금까지 발포가 이루어진 바 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북부 카친주에서도 최루탄 발포가 있었다.
주 미얀마 일본대사관은 15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주변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회나 시위장 주변에는 접근하지 않도록" 재차 당부했다.
시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시내 중심부에 사무실이 있는 기업 대부분이 15일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일본계 서비스업체의 한 간부는 "사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내일 근무체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매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공업단지에서는 조업을 이어가는 기업도 있다. 양곤 근교 티라와 경제특구(SEZ)에서는 부분적인 가동을 포함하면 약 70%인 67개사가 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현지 은행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양킨 군구의 미얀마 중앙은행 앞에는 미얀마군의 장갑차와 병사를 태운 트럭, 방수차, 경찰 차량 등 10여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군 병력과 경찰관 등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군 당국이 체포권한을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원들은 인터넷 서비스가 아직 복구되지 않은 오전 9시 전부터 집결했다. '수치 고문을 석방하라', '시민불복종운동에 협조를' 등이 쓰여진 플래카드 등을 내걸고 중앙은행 직원들의 출근을 저지했다.
■ 대다수 은행, 폐쇄된 상태 이어져
은행원들의 시위 참가로 은행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캄보자(KBZ)은행, 협동조합은행(CB), 에야와디은행(AYA은행) 등 민간 3대 은행을 비롯해 거의 모든 지점이 폐쇄상태이며, 인터넷 뱅킹을 통한 온라인 거래만이 가능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군 계열 복합기업 산하 먀와디은행은 정상업무를 강행했으나, 여러 지점이 정오 전에 폐점됐다. 은행에 있던 사람들이 SNS에 올린 내용에 의하면, 현금인출을 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은행에 몰려 혼란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얀마 중앙은행이 매 영업일마다 갱신하고 있는 외환시장 데이터에 의하면, 은행간 외환거래는 15일에도 성립되지 않았다. 외환거래가 성립되지 않은 날은 4영업일 연속이다.
행정기관도 대부분 정문을 폐쇄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업무가 중단된 곳도 많다. 다곤 군구에 있는 국립위생연구소(NHL) 입구에는 "10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중단했다"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15일에 소지품을 가지러 연구소를 방문한 남성 직원은 "많은 직원들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어, 연구소 내에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중심부에서는 컨테이너 트럭 운전기사들과 통신사 직원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방수차나 군 병력이 탄 차량이 다니는 길 옆을 따라 행진에 나섰다. 현지 언론이 업계 간부의 말을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미얀마 내에는 약 2750대의 컨테이너 트랙이 운행하지 않고 있으며, 식료품과 의약품 등 필수품을 제외한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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