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유가...석유화학 웃고 항공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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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21-02-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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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가 끌어올린 건 OPEC 감산+산업용 제품수요 증가

  • 석유화학업체, 유가 오름분 제품값에 전가할 명분 多

  • 수송용 수요는 회복 아직...래깅효과가 떠받치는 정유

국제유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관련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가 상승분을 제품값에 반영할 수 있게 된 석유화학주가 가장 큰 수혜주라는 평가다. 반면 수송용 제품수요 의존도가 높은 유틸리티나 항공 등은 부진이 예상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80% 오른 3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이달 들어 2거래일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상승세다. 연휴 직전인 지난 10일에는 전일보다 1만2000원(4.12%) 뛴 30만3000원에 마감했고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도 전장 대비 3000원(0.99%) 증가한 30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유화도 전일보다 7.37% 오른 39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에는 무려 6만7000원(21.86%)오르는 급등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는 산업용 제품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유가 상승이 석유화학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수요가 늘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게 돼 매출이 확대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가격이 오른 데는 OPEC의 공급 억제뿐 아니라 산업 부문에서의 수요 확대가 있었다"며 "석유화학업체 입장에선 수요지표가 개선된 만큼, 오른 원유값을 제품값에 그대로 전가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반면 늘어난 원유값을 고스란히 비용에 반영해야 하는 항공과 유틸리티 업계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항공업체는 석유화학업체처럼 원유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

종목별로 대한항공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00% 빠진 2만9100원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0.33% 내린 1만5000원에 마감했다. 또 대표적인 유틸리티 업체인 한국전력은 이날도 0.84% 하락했다. 주가는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똑같이 수송용 수요의 영향을 받지만, 유가 단기 급등에 따라 래깅효과(재고자산 평가이익)를 기대할 만한 정유주는 그나마 형편이 낫다.

래깅효과는 정유업체가 낮은 값에 원유를 사, 비싼 값에 석유제품을 팔 수 있을 때 나타나는 효과다. 국내 정유업체가 산유국으로부터 원유를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는 데는 통상 1~2개월가량이 걸리는데, 이 사이 원유값이 뛰면 살 때는 싸게 샀지만 팔 때는 비싸게 팔 환경이 조성된다.

황규원 연구원은 "수송용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니 휘발유값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어 정제마진은 보합세"라면서도 "요즘같은 때 래깅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건 긍정적인 요소"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정유주들이 반짝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4일부터 6거래일 연속 몸값을 높였다. 8일과 15일 등락률은 각각 7.51%, 7.26%에 달했다.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0.56% 하락한 8만82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추가 감산이 이어지는 3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3월 회의에서 감산 기조를 유지한다면 유가는 70달러까지도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이 유지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상승 가능하다"며 "그동안 국제유가가 70달러에 근접하면 수요위축 우려가 빈번했다는 점에서, OPEC은 유가의 급등보단 강보합세를 유지할 정도의 가격정책을 펼 것"이라고 했다.
 

[사진 = 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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