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넉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라앉았다.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강화 조치가 한 달 만에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 접종 지연 등의 요인으로 아직까진 완전히 안심할 순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16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감염 확산세가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세계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2904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19일(5만9371명) 이후 처음으로 5만명대에 진입했다. 16일 역시 이날 저녁 6시까지 5만6914명을 기록해 이틀 연속 5만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하루 10만명에 육박했던 전주 집계치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을 뿐 아니라, 앞서 하루 30만8442명이나 양성판정을 받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8일과 비교했을 때 6분의1 수준이다.
같은 날 하루 사망자 역시 955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29일 892명 이후 2개월 반 만에 1000명 이하로 낮아졌으며, 입원환자 역시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 집계치 기준 6만5455명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지난달 6일(13만2474)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미국 방역당국은 넉달 만에 최저 수준의 확산세에도 방역의 고삐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에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앤디 슬라빗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선임고문은 MSNBC에서 "코로나19 감염자 감소세는 좋은 일이지만,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면서 "다음 감염자 급증의 물결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B.1.1.7) 때문일 수 있기에 모두가 더욱 조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美 백신 누적 접종 5500만회 달해...일반접종 시기는 지연
같은 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역시 CNN에 출연해 "우리(미국)는 변이 바이러스의 도전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감소에 너무 흥분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수치가 내려가는 일에 만족하지 않고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을 때까지 미국인들은 계속 방역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이 예정보다 한 달 가까이 늦어진 5월 중순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반 대중이 백신을 더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때가 4월 말쯤이 되기를 희망했었다"면서도 "그 일정표는 아마도 5월 중순에서 하순과 6월 초로 지연하겠지만, 그 정도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존슨(J&J)의 백신 공급 일정에 따른 것이다. CNN에 따르면 당초 식품의약국(FDA)은 '잘못된 의사소통 문제'로 J&J가 4월까지 2000만~30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것으로 예측하고 6월 말~7월 초 중 1억회분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배포 속도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주 정부에 배포하는 백신 공급량을 주당 1100만회분에서 1350만회분으로 늘린다면서 이는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당시와 비교했을 때 5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백신 접근성을 늘리기 위해 시작한 약국에 대한 공급도 이번 주 200만회분에 달할 것이라면서 수주 안에 미국 전역 4만개 이상의 약국에서 백신 접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하루 백신 접종 횟수는 170만회 수준이며 누적 접종 횟수는 5460만회에 달한다. 최소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11.9%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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