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셜미디어(SNS)로 주목받는 음성 기반 소모임 서비스 '클럽하우스'가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오직 '목소리'로 소통하는 만큼 이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은 참여조차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포브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클럽하우스는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배타적인 서비스"라며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들은 클럽하우스에서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을 만들고 참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듣는 데 문제가 없는 '비장애인'만 해당한다. 클럽하우스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자동 자막, 채팅창 기능이 없어 이들의 참여가 대단히 어렵다. 포브스는 클럽하우스 개발자와 투자자들이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음성 자동 자막 기능을 지원한다면 청각 장애인을 비롯해 언어 장애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럽하우스가 청각 장애인을 배제한다는 비판은 해외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독일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클럽하우스에 대해 "청각 장애인을 배제하는 '훌륭한'(Great) 앱이다. (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장애가 없어야 하며, 필요한 건 아이폰과 초대장뿐"이라고 비꼬았다.
영국 청각장애인 저널리스트인 리암 오델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클럽하우스의 청각장애인 소외 문제를 언급했다. 오델은 "클럽하우스를 처음 켰을 때, 형편 없는(appalling) 자막 부족 문제를 겪었다. 반면 구글의 화상 회의 프로그램인 구글 미트는 청각장애인도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며 앱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접근권'···다른 SNS는 어떻게?
그렇다면 글과 사진, 영상이 주를 이루는 기존 SNS는 장애인 접근권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시각장애인을 위해 사진을 설명하는 '자동 텍스트 변환'(Automatic Alternative Text, AAT) 기능을 선보였다. AAT는 시각장애인들이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을 열어 뉴스피드를 보면, 이를 그대로 읽어주는 기능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이 기능을 개선한 새 버전을 내놓으면서 사진 식별 능력을 10배 이상 개선했다.
예를 들어, 기존 버전에선 친구가 수영장에 놀러 갔다는 정보만 알 수 있었다. 반면 개선된 버전에선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수영장 앞에서 친구가 연인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는 내용까지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은 기술 블로그를 통해 "시각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하지만, 시각 장애인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오는 게 현실이다. 페이스북에 사진이 올라오면, 2억 8500만 명 이상의 시각장애인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AAT 기술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ATT로 장애인들의 SNS 접근권을 높이면서 2018년 미국
하루 평균 9500만개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오는 인스타그램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인스타그램은 2018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이들의 인스타그램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사진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화면 읽기 프로그램'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이미지 비중이 큰 인스타그램을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춘 것이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도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이미지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한편, 글과 사진, 녹화 영상 위주였던 SNS 시장의 흐름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실시간 음성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크라우드 컴퍼니 창업자인 제레미아 오이양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스마트폰 보편화와 클라우드 기술 발전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사람들이 고립됐다고 느끼는 순간에 클럽하우스가 등장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음성 기반 SNS 출시에 뛰어들면서, 2021년 이후로도 음성 SNS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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