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취업제한이 풀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에너지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과거 7개 계열사 대표를 겸직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외 다른 계열사 대표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항공우주산업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또 다른 복귀처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최근 반부패지수 평가에서 높은 성적을 거둬 기업 이미지가 좋은데다, 성장성이 큰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5일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방산기업 반부패지수 평가에서 아시아 1위를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평가 점수 기준으로 세계 5위”라며 “최고경영진의 부패 방지 의지와 관련 규정·관리 책임 수준 등을 평가하는 리더십과 조직문화 분야에서 최고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도 국내 방산업체 중 최고 수준인 A등급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가 알려지면서 오는 19일 이후 복귀가 가능한 김승연 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집행유예와 취업금지 기간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복귀하는 김승연 회장이 이미지 개선을 위해 ESG에서 좋은 성과를 낸 에어로스페이스를 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ESG를 강화해나가는 동시에 경영 활동의 모든 면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에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항공우주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는 점과 성장성이 큰 사업이라는 점도 에어로스페이스 대표설의 근거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위성사업 관련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KSLV-2)’의 액체로켓엔진 개발을 맡고 있다.
신현우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직속 국가우주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에어로스페이스는 김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13일 인공위성 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쎄트렉아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를 개발한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인력들이 설립한 위성 전문기업이다. 위성 본체와 지상 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을 개발·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도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우주 위성 산업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위성 개발기술 역량을 확보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미래 먹거리 중 신재생에너지는 장남과 3남이, 디지털 금융은 차남이 맡고 있다”며 “자녀들이 없는 항공우주 분야는 자신이 직접 챙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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