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통신 서비스 장벽’ 허물기에 나선다. 디지털 소외계층인 장애인·고령층·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통신 서비스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220만 외국인을 위해 다국어 문자 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실상 필수재인 통신 서비스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 포용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21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영상·부가통화량을 최대 2배 늘린 ‘5G 복지 55’, ‘5G 복지 75’ 요금제를 신설했다. 청각 장애인들이 수화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화면으로 상대방을 만날 수 있도록 기존 영상·부가 통화를 월 300분에서 600분으로 늘렸다.
국내 5G 요금 시장에서 장애인 전용 서비스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영상·부가통화 제공량은 5G 최고가 요금제인 ‘5G 시그니처(월 13만원)’ 요금제 대비 2배에 달한다. 5G 복지 55, 5G 복지 75 요금제는 장애인 복지카드 소지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통신요금 25% 할인, 가족결합 할인, 복지 할인까지 중복적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과 KT도 오는 4월 중으로 시청각 장애인 대상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의 경우 이미 통신료 35% 인하 정책이 마련돼있으므로, 이통3사의 장애인 요금제는 서비스 혜택 확대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또한 KT는 외국인을 위해 다국어 문자 안내 서비스를 실시한다. 22일부터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 고객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3개 국어로 작성된 안내 문자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는 언어 장벽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고안한 서비스다. 실제로 KT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약 69%가 통신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KT는 서비스 가입, 개통 시점부터 서비스 이용, 요금 수납 과정까지 외국인 고객이 반드시 알아야 할 410가지의 필수 안내 사항을 비롯해 문의 사항 등 총 610가지의 문자 안내 서비스를 다국어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이통3사는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통신 서비스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이통3사는 코로나19로 벌어진 교육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저소득층 초·중·고생 누구나 신청하면 스마트폰으로 EBS 교육 콘텐츠를 데이터 부담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데이터 제공도 확대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이통3사의 소상공인 전용상품을 신청하면, 이동전화 데이터를 두달에 걸쳐 100GB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고객 감소로 신음하는 숙박업·PC방 업주가 통신 서비스 일시정지를 신청하면 기존 3개월에서 6개월까지 일시정지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