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소셜커머스 삼형제로 함께 시작한 쿠팡, 위메프, 티몬이 10년 만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쿠팡은 연초부터 3월 뉴욕증시 상장을 발표했고 시장에서 '약 55조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쿠팡이 적자를 불사한 외형 키우기에 성공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은 사이 위메프와 티몬은 허리띠를 졸라매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특히 2014년 쿠팡이 직매입 구조의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부터 격차는 해마다 커졌다.
그 결과 위메프·티몬은 적자 줄이기에는 성공했지만, 덩치는 오히려 줄었다. 위메프는 지난해 잠정 영업손실이 540억원으로 전년보다 29%나 개선됐으나 매출은 오히려 3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쿠팡발 위기의식 속에 위메프와 티몬은 재도약을 위해 속도전을 펴고 있다. 위메프는 연합군을 대거 조직하며 신규 상품을 늘리고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투자를 본격화 했다. 티몬은 코스닥 상장에 사활을 걸었다.
이번 협력으로 소비자들은 위메프에서 PC와 모바일로 편하게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패션, 잡화는 물론 유아동, 식품, 명품 등 인기 브랜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위메프 관계자는 "백화점과 제휴 확대로 우수한 품질을 갖춘 프리미엄 상품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대표를 새로 선임하는 등 인적 쇄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송 위메프 대표는 "업계 최고 수준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철저하게 사용자 관점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투자받은 3700억원도 기술 기반의 플랫폼 강화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연내 상장 '속도'…프리IPO로 3050억원 유치 완료
티몬은 국내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이 조성한 분위기 덕에 어느 때보다 기업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시점인 데다 차별화된 서비스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통해 305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쳤다. 유상증자는 교환사채(EB) 인수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증자에는 국내 기관 투자자와 외자 유치로 구성된 PSA 컨소시엄이 2550억원을 출자했고, 기존 최대주주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도 5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티몬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교환사채 덕에 그동안 한계로 지적됐던 재무 구조를 대폭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티몬은 2019년까지만 해도 적자를 냈다. 2019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770억원, 1188억원을 기록했다. 누적된 적자로 결손금은 9484억원에 달한다.
티몬 자본총계가 2019년 말 연결 기준 마이너스(-) 5506억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자본잠식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에 필요한 재무구조 개선폭을 상회한 만큼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연내 IPO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초·분 단위로 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타임커머스'가 큰 호응을 얻은 데다 올해 신규 가입자와 10대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성장 잠재력이 최대치로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티몬 신규 가입자는 전년 대비 47.8% 증가했으며, 미래성장동력의 하나로 분류되는 10대 연령 가입자 수는 3배 가까이 늘었다. 티몬의 프리미엄 멤버십 '슈퍼세이브' 회원은 지난 3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배, 매출은 5.5배 늘어났으며, 이들의 건당 구매 금액도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티몬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투자유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자본결손금을 정리하고 하반기 성공적인 IPO를 위해 구체화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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