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완전 자회사(지분율 100%)인 SK종합화학 지분 49% 매각을 추진하다. 거래 성사 후에도 SK이노베이션은 경영권을 유지하게 된다.
매각 추진 배경은 친환경 투자에 있다. 국내 재계에서도 SK그룹은 ESG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요구에 맞게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전략적(SI),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손을 잡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 익숙하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분사 후 미국 우버테크놀로지와 손을 잡았으며 추가로 택시호출사업을 위한 JV도 설립했다.
지난 2019년에는 베트남 빈그룹 지주사 지분 6.1%(1조1800억원)를 사들였다. 베트남 신규사업 확대와 전략적 M&A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SK그룹은 FI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았다.
오는 3월 SK인포섹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ADT캡스는 지난 2018년 SK텔레콤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SK텔레콤은 ADT캡스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 LSH 지분 55%를 확보하고 45%는 맥쿼리 등 사모펀드(PEF)가 가져갔다.
같은 해 SK플래닛으로부터 인적분할한 11번가는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최근에는 아마존도 3000억원을 투자해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SK그룹이 주요 거래에 SI·FI 등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성장과 위험관리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함이다. SK이노베이션도 SK종합화학 지분 매각 과정에서 여타 SI와 JV(조인트벤터) 설립을 검토 중이다. 친환경 사업 전반 대대적 투자가 불가피한 가운데 최적의 전략을 실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외에도 SK루브리컨츠 지분 매각, SK IET 기업공개(IPO) 등을 준비중이다. 투자자금 마련도 있지만 LG화학과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투자와 소송 관련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굳이 SK종합화학 지분 전량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SK종합화학이 과도한 지분투자과 업황부진으로 배당매력이 점차 떨어지는 탓이다.
IB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SK종합화학은 막대한 수익 창출에 이은 배당수익 매력이었다”며 “SK종합화학은 업황부진과 지분투자 등으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약화되면서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SK루브리컨츠나 SK종합화학 모두 다소 매각 시기를 놓친 상황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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